장쩌민·후진타오 열병식장 등장…시진핑에 '무게감'(종합)
신중국 70주년 열병식장에 시진핑 양옆에 포진
장쩌민, 시민 행렬에 손짓도 못 해…병색 완연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1일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 주석과 함께 신중국 70주년 열병식장에 등장했다.
생존하는 전 국가 주석들이 모두 나왔다는 점에서 최근 미·중 갈등과 홍콩 문제로 어려움에 부닥친 시진핑 주석의 절대 권위에 문제가 없음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계기가 됐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에서 열린 신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사열대인 톈안먼 성루를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과 함께 올랐다.
이들 전 국가 주석이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는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7년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94세로 연로한 장쩌민 주석은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나왔고 백발이 된 후진타오도 나와 시진핑 주석의 양옆에 서서 열병식 내내 지켜보면서 시 주석의 권위를 더했다.
시진핑 주석은 인민복 차림이었고 이들 전 주석은 붉은 계통의 넥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나와 이날의 주인공이 시 주석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중앙TV도 시 주석과 함께 등장할 때만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을 화면에 비췄을 뿐 이후에는 시진핑 주석만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앞서 두문불출하던 장쩌민 전 주석은 지난 7월 29일 베이징(北京) 바바오산(八寶山) 혁명공동묘소에서 열린 리펑(李鵬) 전 총리의 영결식에 참석해 여전히 중국 내 권력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을 낳은 바 있다.
장 전 주석은 지난 2017년 10월 제19차 당 대회 참석 후 공개 활동을 꺼려왔기 때문이다.
또한, 후진타오 전 주석은 퇴임 후 거의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시 주석은 2017년 10월 19차 당대회에서 총서기로 재선출된 데 이어 2018년 3월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과 당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임됨에 따라 당·정·군을 틀어쥔 삼위일체 권력을 부여받았다.
특히 제13기 전인대에서는 국가주석의 3연임 제한 조항이 삭제된 헌법 개정안마저 통과돼 시 주석은 '종신 집권'도 가능하게 됐지만 최근 미중 갈등과 홍콩 문제로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 소식통은 "이날 열병식에 장쩌민과 후진타오 전 주석이 나왔다는 것은 시진핑 주석의 권위가 여전히 막강함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장쩌민 전 주석은 대규모 시민 퍼레이드에서 자신의 대형 사진을 앞세운 행렬이 사열대 앞을 지나갔지만, 팔을 들어 손을 흔들지도 못하고 선글라스를 낀 채 앉아서 가만히 쳐다만 보는 모습이 포착돼 병색이 완연함을 보여줬다.
시진핑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은 열병식 내내 기립한 채 행렬에 화답했지만, 장 전 주석은 이날 열병식 도입부에서만 서 있다가 이후 대부분 앉아서 행사를 지켜봤다.
또한, 장 전 주석은 이따금 서 있을 때도 난간을 잡고 지탱하면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시민 퍼레이드 행렬이 자신의 대형 사진을 끌고 오자 반가운 표정으로 손을 흔드는 등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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