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혜성 '보리소프' 가스 성분 태양계 혜성과 비슷
태양계 혜성서도 흔한 '사이아노젠'…가스·먼지 크게 다르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계에서 관측된 두 번째 성간(星間·interstellar) 천체인 '보리소프' 혜성이 내뿜는 가스가 태양계 내 혜성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벨파스트 퀸스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천체물리학연구센터의 앨런 피츠시몬스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라팔마섬의 로크 데 로스 무차초스 천문대에 있는 윌리엄 허셜 망원경(WHT)의 분광기를 이용해 보리소프가 내뿜는 가스 성분을 확인했다.
태양계 밖에서 온 성간 천체의 가스 분자 성분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지난 9월 13일 1차 시도 때 태양에 너무 근접해 있는 바람에 주변 하늘이 밝아 보리소프의 빛을 포착하는 데 실패했으나 일주일 뒤인 20일 아침 6~7시에 이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빛을 분광기에 통과시키면 스펙트럼 지문을 통해 가스의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데, 보리소프에서 포착된 가스는 탄소와 질소 원자가 결합해 만들어진 '사이아노젠(cyanogen)'인 것으로 분석됐다. 사이아노젠은 맹독성 기체로 혜성에서는 비교적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보리소프 혜성이 태양계 밖 미지의 행성계에서 온 천체임에도 내뿜는 가스와 먼지는 약 46억년 전 태양계에서 만들어진 혜성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것이 특이하다고 밝혔다.
<YNAPHOTO path='AKR20191001154400009_03_i.gif' id='AKR20191001154400009_0901' title='보리소프 혜성의 궤도(왼쪽 사선)' caption='중앙은 태양과 그 주변을 도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과 바깥쪽의 천왕성과 해왕성 등 [NASA/JPL-Caltech 제공] '/>
지난 2017년 태양계를 스쳐 지나간 '오무아무아(Oumuamua)'에 이어 태양계 안에서 두 번째로 확인된 성간 천체인 보리소프는 혜성인지 소행성인지 정체가 불분명했던 오무아무아와 달리 핵 주변을 감싸고 있는 먼지와 가스 구름인 코마(coma)와 짧은 꼬리를 통해 혜성으로 확인돼 있다.
보리소프는 12월 9일 태양에 지구~태양의 두 배 거리인 약 3억㎞까지 접근하며 근일점을 통과한 뒤 태양계 밖으로 향한다. 지구에는 12월 30일께 약 2억7천360만㎞까지 접근하고 12월과 내년 1월에 남반구 하늘에서 가장 밝게 관측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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