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소굴'이던 이라크·시리아 국경 검문소 7년만에 재개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는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최대 근거지 중 한 곳이었던 이라크 알카임(시리아 측 알부카말) 국경 검문소를 7년 만에 재개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양국 정부와 군은 이날 현장에서 국경 개방 기념식을 열고 양국의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라크 북서부 안바르주와 시리아 동부 데이르 에조르주가 맞닿은 알카임 지역은 이라크에서 출발한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를 긴밀히 오가며 세력을 키울 수 있었던 요로였다.
주로 농경지와 공장지대로 이뤄진 알카임 일대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사담 후세인 정권이 몰락하자 그를 따랐던 강경 수니파가 집결했다.
수도 바그다드에서 멀고 오지인 탓에 중앙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자연스럽게 IS의 전신인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와 같은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이 세력을 키우는 근거지가 됐다.
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유력한 은신처로 지목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라크 정부는 이 지역의 치안이 불안해지고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2012년 알카임 국경검문소를 폐쇄했고 2014년 6월 세력을 크게 확장한 IS에 점령당한 뒤 2017년 11월에서야 탈환했다.
IS는 1차 대전 뒤인 1916년 연합군의 주축인 영국과 프랑스가 패전국인 오스만튀르크의 영토를 나누려고 맺은 사이크스·피코 협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그어진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근거해 IS는 알카임 지역을 장악한 뒤 이를 중심으로 한 이라크와 시라아 국경이 무효라고 선언했다.
IS의 옛 이름이 ISIL(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 또는 ISIS(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였던 것도 서방이 개입한 중동 근현대사를 배격하고 이라크와 시리아의 국경을 무시한다는 뜻이 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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