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형벌 속에서 살았다" 나이지리아 '노예상태' 500명 구출
이슬람학교 겸 교정시설 급습…매질 당하고 쇠사슬에 묶여 지내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나이지리아 북부의 한 이슬람학교 겸 교정시설로 알려진 곳에서 거의 500명의 남성과 소년들이 사실상 노예 상태로 갇혀 지내다 구출됐다.
풀려난 사람들은 많으면 50살에서부터 최소 5살의 어린아이도 있었다.
나이지리아 경찰은 주요 무슬림 지역인 북부 카두나의 한 2층 건물을 지난 26일 급습해 이들을 구해냈다고 영국 BBC방송과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건물 앞쪽에는 '아흐마드 빈 함발 이슬람교육센터'라는 표지판이 붙어있었으며, 담은 높았고 철망이 처져 있었다. 이 시설은 또한 행동 장애를 가진 젊은이들을 교화하는 장소로도 이용돼 왔다.
경찰이 급습했을 당시 목격한 학교의 내부는 끔찍한 모습이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일부는 낡은 발전기나 폐타이어 등에 쇠사슬로 묶여 있었고, 사람들 몸에는 매질과 구타로 인한 상처들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었다.
피해자 일부는 교화를 빙자해 고문을 당했고 또 일부는 성적으로 학대를 당하기도 했다.
풀려난 사람 중 어린이 10명을 포함해 20명 이내가 입원했고, 성인 모두는 심각한 상태였다.
몸 곳곳에 상처투성이인 채로 시설에서 풀려난 이사 이브라힘(29)은 "지옥의 형벌 속에서 살고 있었다"며 겉은 학교였지만 기도나 공부를 하려 해도 매질을 했다고 시설 생활을 소개했다.
이브라힘은 자신의 행동을 바로잡겠다는 가족들의 뜻에 따라 2주 전 이 시설로 보내졌다.
이브라힘은 경찰이 오기 전날에 탈출을 시도했던 탓에 발전기에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며 자신이 양손이 묶인 채 천장에 매달리는 특히 가혹한 체벌의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사도 흰밥만 제공돼 항상 배고픈 상태였다며, 자신을 힘이 모두 빠진 상태로 두려 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많은 가정에서는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형편이 안 돼 이처럼 감독 밖의 기관들에 종종 아이들을 보내는 실정이라고 BBC는 전했다.
현지 경찰은 이슬람학교라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곳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설은 학교로든 교정시설로든 등록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수년간 운영되면서 부모들로부터 비용을 받고 있었다.
경찰은 시설 직원을 포함해 7명을 체포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가르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기관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북부 코란 학교들에서는 수많은 학대 신고가 나오고 있으며, 일부 학생은 거리로 내몰려 구걸을 강요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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