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前검찰총장 "바이든 부자 조사할 이유 없다"

입력 2019-09-30 08:13
우크라이나 前검찰총장 "바이든 부자 조사할 이유 없다"

트럼프 '탄핵 조사' 단초 된 바이든 前부통령 의혹에 거듭 선 긋기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부자가 우크라이나의 부정부패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장을 우크라이나 전직 검찰 총수가 거듭 부인했다.

유리 루첸코 전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난 우크라이나 법에 따라서 조 바이든이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을 조사할 어떤 이유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루첸코 전 검찰총장은 앞서 27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국내법의 측면에서 그는 아무런 위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BBC 인터뷰에서 루첸코 전 검찰총장은 "그건 미국의 관할권"이라며 헌터 바이든에 대한 조사는 미국 당국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헌터 바이든이 이사로 재직했던 우크라이나 에너지 업체 '부리스마'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부리스마에서 있었을 가능성 있는 어떠한 횡령 범죄도 헌터 바이든이 이사회 멤버가 되기 2~3년 전에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 줄리아니가 자신에게 '우크라이나에서 바이든 부자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다고 털어놓았다.

루첸코 전 검찰총장은 "줄리아니에게도 똑같이 말했다. 그건 내 관할 사항이 아니라고 말이다"라며 "아마도 그건 미국이 관할할 문제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약 당신(줄리아니)이 내게 요청한다면 '좋다. 난 당신에게 모든 공식 정보를 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우크라이나의 관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게 내 답변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루첸코 전 검찰총장은 우크라이나 당국이 바이든 부자에게 불리한 증거를 확보했느냐는 물음에 "난 우크라이나 법과 관련되지 않은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바이든 부자 관련 의혹은 지난 2016년 현직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측에 빅토르 쇼킨 당시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1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대출 보증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사실을 겨냥한 것이다.

쇼킨 검찰총장이 부패 척결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으나, 그 무렵 부리스마가 현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는 점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들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 해임을 요구한 것이라는 의혹도 일각에서 나왔다.

이런 주장을 믿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바이든의 아들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다"며 조사를 종용한 사실이 알려져 미 하원의 탄핵 조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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