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공항 대한항공기 사고 "美업체 정비맡은 타이어축 부식 때문"
日운수안전위 작년 6월 사고 조사보고서 발표…"美보잉, 부식방지 관리 부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작년 6월 일본 나리타공항에 착륙하던 대한항공[003490] 여객기가 타이어 축 파손으로 위험한 순간을 맞았던 것은 제작·정비 부실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고기는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B777-300 항공기였다. 타이어 축에 대한 최종 분해정비를 맡았던 곳은 미국 업체로 확인됐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26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항공 중대 사고 보고서'를 일반에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6월 29일 낮 12시 43분께 승객과 승무원 등 총 335명을 태운 대한항공 B777-300 여객기가 나리타공항 착륙 과정에서 타이어 축이 파손되면서 활주로 유도로에 급히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없었지만, 승객들이 유도로에 멈춘 항공기 안에서 1시간 반가량 갇혀 있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이 사고를 '중대사고'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난 12번 바퀴의 축 마모·부식이 사고의 중요한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바퀴 축 제작 과정 혹은 분해정비(오버홀·overhaul) 과정에서 타이어 축에 부식방지 처리를 하지 않아 바퀴 축 내부에서 마모·부식이 진행됐다고 봤다.
마모·부식으로 타이어 축이 약해진 상태에서 착륙 시 가해진 동체 무게와 압력을 견디지 못해 타이어 축이 부러지고 자칫 위험한 상황을 맞을 뻔했다는 것이다.
타이어 축이 부러지면서 인근에 있는 랜딩기어 축과 트럭 빔 등 부품과 브레이크 유압 호스 및 조향장치, 전기 케이블 등도 함께 파손됐다.
조사 결과 해당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사는 2012년 7월부터 바퀴 축에 부식방지 처리를 하도록 매뉴얼을 개선했다. 하지만, 이전 생산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보잉이 바퀴 축 부식 위험을 알고도 제대로 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대한항공은 2009년 7월 정비 매뉴얼에 따라 해당 바퀴 축에 대한 오버홀을 시행했지만, 당시 정비 매뉴얼에 '바퀴 축 부식방지 처리' 내용이 없어 해당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보고서를 보면 이 사고는 제작사의 불완전 기술 기준과 미국 오버홀 업체의 실수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며 "대한항공의 과실이나 미흡했던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사고 발생 직후 안전을 위해 동일시기에 생산된 바퀴 축 전체를 대상으로 비파괴검사를 시행, 추가 결함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안전사고를 예방을 위해 약 140만달러를 들여 해당 기종 바퀴 축 전체를 새 부품으로 교체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안전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앞으로도 정기검사를 반복적으로 수행해 근본적인 사고 예방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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