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부패수사 새 국면…대법원, 실형 선고 무효화 근거 인정
최종 결정은 다음 주에 나올 듯…룰라 전 대통령 거취에도 영향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진행되는 권력형 부패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대법원이 그동안의 재판 결과를 무효로 할 수 있는 근거를 인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부 실형 선고가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연방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대법관 전체회의에서 부패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재판 가운데 일부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청원을 놓고 표결을 벌였으며 결과는 찬성 6명, 반대 3명으로 나왔다. 2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다음 달 2일 한 차례 더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며, 여기서도 다수가 찬성하면 일부 재판 결과가 취소될 수 있다.
이날 대법원 표결은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전직 임원이 재판 과정에서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며 낸 실형 선고 취소 청원에 따라 이뤄졌다.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월 7일부터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말 페트로브라스 대표와 국영은행인 방쿠 두 브라지우 총재를 지낸 아우데미르 벤지니에게 선고된 실형을 무효로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벤지니에게 적용된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가 구체적인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1심 재판부로 돌려보냈다.
벤지니에 대한 실형 선고는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이 남부 파라나 주(州) 연방판사로 일하던 시기에 이뤄진 것이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6년째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라는 이름의 부패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인터셉트 브라질'이라는 웹사이트가 모루 장관이 연방판사 시절 연방검사들과 주고받은 통화 내용과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부패 수사가 다소 주춤거리고 있다.
'인터셉트 브라질'은 모루 장관이 검사들에게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판결과 수감을 끌어낼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폭로했고, 룰라 전 대통령 측은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대선 출마가 좌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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