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열흘째, 대형마트 돼지고깃값 주말이 고비

입력 2019-09-26 11:06
수정 2019-09-26 11:32
아프리카돼지열병 열흘째, 대형마트 돼지고깃값 주말이 고비

비축물량 소진에 가격조정 시점 저울질…"판매가 오를 가능성도"

(세종=연합뉴스) 박성진 이신영 이태수 기자 =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 상륙한 지 열흘째가 되면서 돼지고깃값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ASF가 계속 확산하면서 대형마트가 보유해온 재고 물량이 소진되고 있는 데다 거듭된 이동제한조치와 살처분으로 경매물량도 줄면서 소비자의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한 마트의 가격도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당장 이날은 돼지고기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삼겹살 100g을 1980원에, 홈플러스는 1890원에 팔고 있다.

대형마트는 통상 1주일 단위로 목요일에 가격을 결정하는데 이날은 삼겹살을 전주 가격과 동일하게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주 후반에는 가격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남아 있는 재고 물량이 거의 없는 상황인데 또다시 이동 중지 명령이 연장돼 경매물량이 줄어들면 금∼일요일 사이에는 인상된 도매가가 반영돼 판매가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트마다 남아 있는 비축분을 풀면서 도매가 인상에 따른 가격 조정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셈이다.

축산유통종합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25일 기준 전국(제주 제외) 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 평균(등외제외) 경매 가격은 kg당 5천97원을 기록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기 전인 16일 경매가 보다 kg당 700원 가까이 올랐고 전월보다는 22% 오른 가격이다.

돼지고기 경매가는 ASF 확산에 따른 이동제한 조처가 내려질 때마다 출하량 감소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농식품부가 이날 정오 종료될 예정이던 전국 이동제한 조치를 48시간 더 연장하기로 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 100g 소매가도 25일 기준 2천129원까지 뛰었다.

이는 평년(2천145원)과 비교하면 0.8% 낮은 수준이지만 전달(1천909원)과 비교하면 11.5%나 오른 가격이다.

농식품부는 돼지 사육두수가 평년보다 많고 돼지고기 수입량과 재고량도 평년을 웃도는 만큼 가격 상승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냉장육의 유통 기한이 3주 정도인 만큼 확진 사례가 계속 발생해 공급량이 줄면 가격 방어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업계에서는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주로 발병하고 있는 ASF가 양돈 농가가 밀집한 충청까지 확산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양돈 농가가 가장 많이 분포해있는 충청도가 '뚫린다면' 가격 폭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동제한조치로 도축이 제한되다 보니 일시적으로는 공급 부족으로 가격 변동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필요에 따라서는 (정부가) 가지고 있는 재고를 신속하게 내놓아서 심리적 (인상) 요인을 잠재우겠다"고 말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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