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법원,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 동생에게 15년형 선고

입력 2019-09-25 17:50
알제리 법원,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 동생에게 15년형 선고

"군 겨냥한 음모 혐의"…시위로 퇴진한 부테플리카의 배후 실세 의혹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올해 4월 퇴진한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82) 전 대통령의 동생이 법원에서 1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알제리 군사법원은 25일(현지시간)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의 동생 사이드 부테플리카(61)와 전 정보당국 수장 2명 등 4명에게 군(軍)을 겨냥한 음모를 꾸민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알제리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이 국민의 대규모 시위로 물러난 지 몇주가 지난 올해 5월 체포됐다.

AFP에 따르면 전 알제리 국방부 장관 칼리드 네자르는 대통령 퇴진 시위가 격화됐을 때 사이드 부테플리카가 다른 피고인들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아흐메드 가이드 살라 육군참모총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진술했다.

외신은 알제리 군사법원의 이번 판결이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 측근을 처벌하는 움직임으로 분석했다.

2013년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이 뇌졸중 증세를 보인 뒤 사이드 부테플리카가 대통령 배후의 권력 실세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사이드 부테플리카는 2009년 '자유세대운동'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정치에 뛰어들었다.

1999년부터 20년간 집권한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은 5선을 노렸다가 국민의 퇴진 시위로 올해 4월 사임했다.

이후 의회 상원의장이었던 압델카데르 벤살라가 임시 대통령에 올랐지만, 근본적인 정치 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벤살라 대통령은 올해 12월 12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알제리 국민 수천 명은 수도 알제에서 시위를 열고 과거 정권 인사들이 대선을 조작해 권력을 잡을 수 있다며 12월 대선을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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