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경기·사드 여파에 2017년 내수·서비스 비중 축소

입력 2019-09-25 12:00
반도체경기·사드 여파에 2017년 내수·서비스 비중 축소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발표…기존 변화추세와 반대 현상

10억원당 취업자 11.0→10.5명 하락…고용창출효과 감소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지난 2017년 반도체 경기 호황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맞물리면서 내수 및 서비스 비중이 줄고, 대외거래 및 공산품 비중은 확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5일 '2016∼2017년 산업연관표 작성 결과'를 발표하고 "2017년 중 산업연관 구조가 2016년 이전까지 보여왔던 추세로부터 변화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산업연관표 통계에 드러난 한국 경제구조의 주요 특징을 보면 우선 대외거래(수출+수입)가 총공급·총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28.9%에서 2017년 29.8%로 늘었다.

원유,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수출입물가가 높아진 게 영향을 미쳤다.

대외거래 비중은 2010년 33.1%에서 2015년 30.1%로 하락하는 등 2016년 이전까지 하락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그동안 내수 비중을 늘려왔다는 의미다.

산업구조에서는 공산품 비중이 확대로 전환했다. 2017년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공산품 수출이 늘어난 반면, 사드 사태 여파로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줄면서 내수와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공산품이 총산출 및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3.2%, 29.4%에서 2017년 43.4%, 29.9%로 각각 증가했다. 이들 비중은 2016년 이전까지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반도체를 비롯해 액정표시장치(LCD), 이동전화기 등 주력 수출품목의 영업잉여가 크게 늘면서 이들 품목이 속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업종의 부가가치가 크게 늘어난 게 공산품 비중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감소 등 영향으로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업이 기존에 보여왔던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한 점도 공산품 비중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반도체 경기 호조는 2016년∼2017년 기간 산업구조 변화에 두루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최종수요에서 소비(47.3%→46.1%)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고, 투자(22.5%→23.7%)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었다.

반도체 경기 호조 영향으로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 및 장비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수출률(총산출액 대비 수출액)은 이 기간 17.9%에서 18.1%로, 수입률(수입액/총공급)은 13.4%에서 14.2%로 상승했다. 모두 원자재 가격 상승과 반도체 경기 호조의 영향을 받았다.

중간재의 국산화율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2016년 79.5%에서 2017년 78.3%로 하락했다.

중간재 국산화율이 떨어지면서 생산유발계수(1.807→1.795)와 부가가치유발계수(0.791→0.780) 모두 하락했다.

상용직 임금근로자를 중심으로 취업자는 2016년 대비 2017년 36만명 늘었지만 취업유발계수는 11.0명에서 10.5명으로 하락했다. 취업유발계수란 10억원의 재화나 서비스가 만들어질 때 직간접으로 창출되는 일자리를 말한다.

자동화 등의 영향을 받는 취업유발계수는 광산품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하락했지만, 수출(10억원당 7.7명→7.0)의 취업유발효과 하락폭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2018년에는 반도체 경기 하강 여파로 공산품 비중 확대가 2017년만큼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2018년 이후의 추세 변화는 통계지표 집계가 추가적으로 돼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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