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업계 '경영난'…작년 공장 가동률 70% 밑돌아

입력 2019-09-25 11:24
중국 자동차업계 '경영난'…작년 공장 가동률 70% 밑돌아

포드 가동률 24%·판매 반토막…현대車도 가동률 30%·판매 10%↓

일본 3대 메이커·다임러·BMW는 가동률 100% 넘어 격차 확대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주요 자동차 메이커의 작년 평균가동률이 70%를 밑돌았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미국 포드자동차 합작법인은 충칭(重慶) 공장의 조업을 일시 중단하는 방법으로 인력을 감축했다. 프랑스 PSA그룹은 중국 공장을 축소키로 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올해도 심각한 설비과잉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유력 업체와 부진한 업체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 유수의 컨설팅업체인 알릭스 파트너스 조사에 따르면 포드의 작년 공장 가동률은 24%였다. 영국 조사회사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포드의 올해 상반기 중국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관계자는 "일시 조업정지를 포함, 인력을 20% 이상 줄였다"고 털어놓았다.



한국 현대자동차도 올 상반기 판매가 10% 이상 감소했다. 2017년 생산을 시작한 충칭공장 가동률은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칭은 군수공장이 많고 군수공장에서 민간 자동차산업으로 전환한 곳이 많아 '중국의 디트로이트'로 불리지만 최근 일본 스즈키가 충칭시에 거점을 둔 합작회사에서 철수했다. 포드 외에 현지 업체인 창안자동차(長安汽車)도 판매부진에 빠지는 등 붕괴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공산당 서기는 넘버 2인 탕량즈(唐良智) 충칭시장을 지난 5월 한국과 미국, 일본에 급파했다. 탕 시장은 충칭에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포드 등을 방문,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그동안 이들 기업이 낸 사회보험료의 일부를 환원하는 등의 지원책을 제시하며 계속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산업 부진은 충칭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에 공장을 두고 있는 PSA의 중국합작법인 신룡자동차(神?汽車)도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작년 공장 가동률은 26%에 불과했고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대수는 60%나 감소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신룡자동차의 4개 공장 중 정상가동하는 곳은 1곳 뿐이다. 나머지 3개 공장은 매각 또는 임대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종업원들은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의 운전사로 일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심각한 설비과잉의 기준으로 꼽히는 가동률 70%를 밑도는 주요 메이커가 수두룩하다. 외국계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프랑스 르노, 중국계로는 최대 민영기업인 저장지리지주그룹(浙江吉利控股), 치루이자동차(奇瑞汽車), 전기자동차(EV) 등 최대 친환경자동차 메이커 비야디(比?迪, BYD) 등이 포함된다.

반면 혼다, 도요타, 닛산 등 일본계 3대 메이커는 공장 가동률이 100%를 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작년 28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이들 업체 차량은 연비가 높고 브랜드 파워가 강해 소비자의 구매의욕이 높다. 고급차로 인기가 꾸준한 독일 다임러와 BMW도 가동률이 100% 이상이다.

중국 전체의 자동차 설비가동률은 떨어지고 있다. 주요 26개사의 가동률은 2010년 80% 이상이었으나 작년에 70%를 밑돌았다. 중국 정부는 올 1월부터 휘발유 차 등의 공장 신설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 유력 메이커의 중견·중소 메이커 흡수나 경영통합 등을 통해 생산능력 감축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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