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항공사 설립 '우후죽순'…조종사 빼가기 경쟁 치열

입력 2019-09-24 12:59
베트남 항공사 설립 '우후죽순'…조종사 빼가기 경쟁 치열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에서 항공 수요 급증으로 항공사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조종사 빼가기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베트남뉴스통신(VNA)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베트남의 항공 승객수와 화물량은 각각 연평균 20.5%와 13.2%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 설립이 잇따라 지난 7월 베트남군과 민간이 합작한 항공사인 비엣스타항공이 운항 허가를 받아 베트남의 일곱번째 항공사가 됐다.

또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이 출자한 '빈펄항공'과 현지 유력 여행사인 비엣트래블이 설립한 '비엣트래블항공'이 운항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관광업체인 티엔민그룹도 내년 1분기부터 여객기 운항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카이트항공'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히 베트남 북부에 있는 수도 하노이시와 남부 경제중심지 호찌민시, 주요 관광지인 다낭시와 냐짱시 등의 공항이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베트남 민간항공국(CAAV)은 이에 따라 지난 4월 뱀부항공이 여객기 30대를 추가로 도입하겠다는 신청을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빈펄항공이 2025년까지 도입하겠다고 신청한 여객기 36대를 30대로 축소했다.

그런데도 2030년이면 베트남 전체 항공사들이 보유할 여객기가 현재의 3배인 600대로 급증할 것으로 CAAV는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항공사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조종사와 기술인력을 빼가기 위한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생 항공사들이 조종사 등의 급여를 앞다퉈 올리면서 베트남 국영 항공사인 베트남항공이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즈엉 찌 타인 베트남항공 사장은 최근 "조종사의 30%까지 빼앗겼다"면서 "민간기업과 달리 베트남항공은 국영이라 급여를 대폭 인상할 수도 없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쯔엉 호아 빈 부총리는 항공사들에 공정한 경쟁과 조종사 등의 과로 예방을 당부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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