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퇴진 시위' 이집트 유명 인권변호사 체포돼
"시위대 변호하려고 심문 참석했다가 체포돼"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최근 대통령 퇴진 시위가 발생한 이집트에서 유명한 여성 인권변호사가 체포됐다.
23일(현지시간)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방송과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이집트 당국은 수도 카이로의 국가보안검찰청에서 반정부 시위와 관련된 심문에 참석한 인권변호사 마히누르 엘마스리를 체포했다.
엘마스리 측 변호사 타레크 알아와디는 "엘마스리가 시위 도중 체포된 사람들을 변호하기 위해 심문에 참석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1일 카이로를 비롯한 이집트 내 여러 도시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소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집트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한 이번 시위는 스페인에 망명 중인 이집트인 사업가 모하메드 알리가 온라인에서 엘시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한 데서 시작됐다.
엘시시 정권의 권위주의적 통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물가 급등 등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집트의 비정부기구 이집트경제사회권리센터(ECESR)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는 이번 시위와 관련해 365명을 체포했다.
시위대 변호와 관련해 체포된 엘마스리는 유명한 여성 인권변호사이자 사회활동가이다.
엘마스리는 이집트 첫 민선 대통령이었던 무함마드 무르시가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뒤 혼란이 이어지던 2013년 12월 허가 없이 시위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체포됐고 2014년 9월까지 수감생활을 했다.
엘마스리는 감옥에 있을 때 유럽의 권위 있는 상인 '루도빅 트라리외 인권상'을 받았다.
이집트에서는 2013년부터 경찰이 허용한 집회를 제외한 모든 시위가 금지됐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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