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국내 백신 개발 첫발…베트남과 손잡고 감염경로 밝힌다

입력 2019-09-24 05:55
수정 2019-09-24 10:07
ASF 국내 백신 개발 첫발…베트남과 손잡고 감염경로 밝힌다

농진청, 내달부터 베트남 하노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실험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정부가 다음 달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치명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응한 백신 개발을 위한 사전 연구에 들어간다.

농촌진흥청은 국제축산연구소(ILRI·International Livestock Research Institute) 베트남 사무소와 손잡고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감염 경로를 밝혀내는 'ASF 바이러스 감염실험 및 유전자 발현 양상 조사'를 다음 달부터 2021년까지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료 약이나 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100% 달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유전자 개수가 150개가량으로 다른 전염병보다 많고, 그 유형도 24개나 돼 백신 개발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100건 이상 발생해 골머리를 앓은 중국은 관련 백신 연구에 박차를 가해 생물 안전 평가를 앞두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상당 시일이 걸린다는 평가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달 17일 파주 확진을 시작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등의 불'이 된 만큼 시급히 관련 연구에 돌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될 이번 연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유입 이전부터 추진된 것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올해 초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며 "사전에 이에 대해 연구해야겠다고 생각해 국제축산연구소 베트남 사무소와 연락해 연구할 분야를 모색해왔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연구하는 이유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위험성 때문이다. 국내 발생 이전에 굳이 치명적인 이 바이러스를 우리나라로 들여오는 것은 또 다른 유입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베트남 현지에 위험한 가축전염병을 실험할 수 있는 차폐 시설이 갖춰져 있다는 점도 한 가지 이유가 됐다.

농진청은 현지 연구소와 함께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어떻게 돼지 체내 세포로 들어오는지, 그리고 면역과 관련해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감염에 영향을 주는 핵심 유전자는 무엇인지 등을 밝혀내는데 연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돼지 감염 이후 날짜별·조직별로 샘플을 채취해 바이러스가 어떻게 감염되는지 경로를 분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프리카 현지 돼지 품종 중의 하나는 바이러스를 보유는 하지만 발병은 안 된다고 한다"며 "유전체를 분석해 어떻게 이 질병에 걸리지 있는지 베트남과 함께 그 메커니즘 등을 연구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농진청은 현재 이 실험을 위한 예비 실험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본 실험에 돌입하면 우리 측 연구 책임자와 연구원을 현지에 보낼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추후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 개발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번 실험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되고, 아프리카돼지열병 DNA 등 적절한 시료를 확보하면 이를 농림축산검역본부와 공유할 것"이라며 "추후 백신 개발로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가축 질병 예방을 위한 관리 기술과 관련 연구는 농촌진흥청이, 가축 질병에 대한 생물학적 제재 개발과 진단·예방·방역 연구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각각 맡고 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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