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설비 원상회복까지 최대 8개월 걸릴 듯"
WSJ 소식통 인용…이달 회복 공언과 다른 내부 회의론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석유 시설 피격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달 내 생산량 회복을 공언하고 있으나 실제 원상복구까지는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2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석유 시설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장비 제조업체와 서비스 업체에 웃돈을 제시하며 복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완전히 가동을 복구하기까지는 수개월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람코와 사우디 정부는 원유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며 이달 말까지 생산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내부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은 아브카이크 원유 설비가 정상적인 운영을 재개하려면 최대 8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복구에도 수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람코 임원과 이사회 이사들은 3주 내로 산유량을 회복하겠다는 아람코의 계획에 대해 그보다 시간이 2배는 더 걸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보고서에서 "아람코가 긴급대책과 예비용 맞춤 장비를 갖고 있다 해도 피해 정도에 따라 시설을 복구하는 데 2∼9개월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4일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의 아브카이크 원유 설비와 쿠라이스 유전이 가동을 멈추면서 사우디는 하루 평균 570만 배럴가량의 원유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사우디의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약 6%에 해당한다.
아람코는 오는 11월 말까지 최대 원유 생산량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피격의 규모나 피해 정도를 파악하는 데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터진 대형 악재에 사우디 내부에서는 IPO는 물론, 아람코의 재정 건전성과 국가 경제도 위험에 처했다고 사우디 관리 등은 전했다.
아람코 임원들은 미국의 전기·전력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의 오일과 가스 부문 사업체인 베이커 휴에 갖은 방법을 활용해 긴급 지원 요청을 퍼붓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사이펨 SpA에도 시설 복구 지원 요청을 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사우디의 한 관리는 "우리는 여전히 예비품을 찾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며 "상황은 생각보다 희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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