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대선 풍향계' 아이오와 여론조사서 바이든 제치고 선두
석달만에 7%p 오른 22% 지지율…주말 당내 행사에서도 '인기'
트럼프 '우크라 스캔들' 유탄 맞은 바이든, 뒤집기 가능할까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제치고 민주당 대선레이스 선두에 올랐다.
워런 의원은 21일(현지시간) 발표된 아이오와주 최대 일간지 디모인 레지스터와 CNN 방송의 합동 여론조사 결과 22%의 지지율로 바이든 전 부통령(20%)을 오차범위내에서 간발의 차로 앞섰다.
이번 조사는 내년 2월 아이오와주 민주당 코커스(대선 후보 선출 당원대회) 참가 의향이 있는 유권자 602명을 대상으로 지난 14∼18일 전화 설문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4%포인트다.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11%,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9%, 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이 6%로 3∼5위를 차지했다.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과 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 상원의원이 나란히 3%의 지지율로 그 뒤를 이었다.
디모인 레지스터-CNN의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워런 의원의 무서운 상승세가 가장 이목을 끈다.
같은 매체의 지난 6월 조사에서 15%에 머물렀던 워런 의원은 석달 만에 지지율을 7%포인트 끌어올렸으나, 당시 24%로 1위였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4%포인트 하락을 면치 못했다.
워런 의원은 자신과 비슷한 성향인 샌더스 의원의 지지층을 상당 부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샌더스 의원은 3월 25%, 6월 16%, 9월 11%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
심지어 워런 의원은 아이오와에서 더욱 지지세를 확장할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71%가 워런 의원을 '첫 번째 또는 두 번째로 선호하거나, 나중에 그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 문항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60%의 답변을 얻었다.
게다가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바이든과 아들에 대한 의혹을 조사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지면서 앞으로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재임 시절 자신의 아들이 일한 우크라이나 에너지 업체가 관련된 부패수사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도 같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다만 워런 의원이 아이오와에서 1위를 굳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응답자 5명 중 1명만이 투표할 후보를 이미 결정했다고 했고, 63%는 이번에 찍은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오와는 미국 정당들이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절차를 가장 먼저 시작하는 주(州)이기 때문에 이후 경선 레이스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풍향계'로 손꼽힌다.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21일 아이오와주 포크카운티에서 열린 연례 민주당 정치 행사인 '스테이크 프라이'에 17명의 대권주자가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역대 최다인 1만2천여 명이 참가한 올해 행사에서도 청중으로부터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은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강하게 촉구한 워런 의원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워런 의원은 지난 16일 뉴욕 맨해튼 유세에서 2만여 명의 지지자를 동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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