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英 존슨, 유엔 총회 계기 뉴욕서 브렉시트 회담(종합)
투스크-존슨, 23일 오후 만남 예정…브렉시트 돌파구 마련 여부 주목
(브뤼셀·런던=연합뉴스) 김정은 박대한 특파원 = 유럽연합(EU) 정상들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Brexit) 돌파구 마련을 위한 시도를 이어간다.
이번 유엔총회에서는 이란을 둘러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 기후변화 대응 등이 주요 의제이지만, 무대 한편에서는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현지시간) AFP 통신, 공영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존슨 총리는 유엔총회 참석차 방문하는 미국 뉴욕에서 23일 오후 만날 예정이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브렉시트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역시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 등도 존슨 총리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EU 정상들과 존슨 총리의 만남은 오는 10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 문제가 아직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특히 이번 회동은 내달 17∼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진행되는 것이다.
브렉시트 시한을 불과 2주 남겨둔 시점에 개최되는 이번 EU 정상회의는 양측이 합의를 이룰 마지막 기회이자 브렉시트 문제의 향방을 가늠할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교착상태의 핵심 쟁점인 '안전장치'(백스톱·backstop)와 관련, 영국이 이번 EU 정상회의 전까지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전장치'는 EU 탈퇴 이후에도 영국을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조치로, 최근 물러난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EU가 지난해 11월 체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은 사안이다.
영국을 EU 관세 동맹에 잔류시키면 당장 브렉시트로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국경에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하드 보더'에 따른 충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국 의회는 영국이 관세동맹에 잔류하면 EU 탈퇴 효과가 반감된다면서 계속해서 이를 거부했다. 존슨 영국 총리 역시 EU에 해당 조항 폐기와 재협상을 요구하며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EU는 그동안 영국이 기존 EU 탈퇴 협정과 양립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안하면 검토할 의향이 있다며 대화의 문은 열어뒀다.
이렇다 할 대안이 제시되지 못하면서 '노 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기도 했지만, 영국이 최근 EU에 대안 마련을 위한 문서를 공식 전달하면서 양측이 이와 관련한 논의에 막 들어간 상황이다.
다만, 영국이 내놓은 문서는 존슨 총리의 구상을 담은 개요 수준으로, 완전한 형태의 대안은 아니어서 향후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영국이 EU에 전달한 문서에 담긴 내용이 '하드 보더'를 피하기 위해 EU 측이 세워놓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전히 '노 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이번 만남에서 존슨 총리는 '안전장치' 대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EU 정상들에게 직접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측 관계자는 전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일간 가디언에 "만약 EU 정상들이 존슨 총리에게 ('안전장치' 대안에 대해 물어본다면) 총리는 우리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얘기할 수 있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번 유엔총회 출장에 존슨 총리의 여자친구인 캐리 시먼즈도 동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먼즈는 영국 정부의 일원이 아니라 그녀가 일하는 환경보호단체의 업무와 관련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