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토안보부 "백인우월주의 폭력, IS·알케에다 만큼 큰 위협"

입력 2019-09-21 16:18
美국토안보부 "백인우월주의 폭력, IS·알케에다 만큼 큰 위협"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백인 우월주의 등 미국 내부에서 생겨난 극단주의 성향이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등 해외에서 유입된 테러 못지않게 미국 안보에 큰 위협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는 이러한 내용의 새로운 전략보고서를 전날 공개했다.

보고서는 해외 테러 단체가 미국을 상대로 음모를 계속 진행하는 가운데 미국 내 테러 이념이 동기를 부여한 공격이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백인 우월주의가 가장 잠재적인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케빈 매컬리넌 국토부 장관 대행은 20일 워싱턴에서 행한 강연에서 "인종주의에 기반을 둔 폭력적 극단주의, 특히 폭력적 백인 인종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국가에 대한 혐오스러운 모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백악관 대테러 전략에 기초한 이 보고서는 진화하는 위협을 설명하면서 테러는 물론이고 정치적·이념적 동기가 명확하지 않은 '표적화한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국토안보부 역할을 구체화한 것이다.

WP는 9·11 사건 이후 테러 위협에 다양화했다고 설명했다.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이외에 인종적 동기에 바탕을 두고 기존 권위에 도전하는 폭력적 극단주의가 생겨나고 디지털 환경이 더욱 위험성을 띠는가 하면, 무인기(드론)처럼 정교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무기가 등장한 것 등이 다양화한 테러 위협의 요인들이다.

보고서는 또 백인 인종주의의 증가세를 초국가적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WP는 소개했다.

IS가 인터넷을 통해 잠재적 구성원에게 영감을 불어넣거나 대원 모집책과 연결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폭력적인 백인 우월주의자 역시 인터넷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 개인들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테러대응을 담당한 조슈아 겔처는 "국토안보부의 새 전략은 미국인에 대한 진화하는 폭력의 위협을 반영하는 주목할만한 움직임"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작년 10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선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1명이 숨졌고 지난달에는 텍사스주 엘패소의 대형 쇼핑몰에서 증오범죄로 보이는 총기 난사 사건으로 20명이 사망했다.

겔처는 반유대주의와 반이민 정서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알려진 이들 사건을 거론하며 "미국 정부 보고서에 반영된 백인 우월주의에 대한 명확한 인식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WP는 국토안보부의 전략은 예방적 측면에서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역 기관간의 사회적 회복성을 증진을 위한 함께 노력하는 '전 사회적 접근'을 지지함으로써, 급진화 가능성이 있는 개인의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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