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美 방문…카슈미르 이슈 딛고 무역 등 '광폭 행보'
휴스턴서 5만 인도인 앞 연설…트럼프와 회담·간디 탄생 기념행사 등 참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1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고 인도 외교부와 현지 매체가 밝혔다.
모디 총리는 이번 미국 방문에서 유엔(UN) 총회 참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에너지·무역 외교,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 등 여러 주제와 관련해 '광폭 행보'를 펼칠 예정이다.
특히 22일 텍사스주 휴스턴 NRG 스타디움에서는 5만명의 현지 거주 인도인 앞에서 양국 관계 증진과 에너지 등 무역 확대를 주제로 연설한다.
"하우디(Howdy·'안녕하세요'의 텍사스 사투리) 모디! 함께하는 꿈, 밝은 미래"라는 이름의 이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힌두스탄 타임스 등 현지 매체와 외신은 이날 행사가 모디 총리에게 최근 불거진 '카슈미르 이슈' 논란을 딛고 국제 지도자로 인정받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3일부터는 유엔 총회 참석 등을 위해 뉴욕으로 이동하며 2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이날 만남에서 최근 양국 간 고조되는 '관세 갈등'과 관련해 '타협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현지 매체는 분석했다.
앞서 지난 6월 미국은 인도에 부여하던 개발도상국 일반특혜관세제도(GSP)를 중단했고 인도는 곧바로 아몬드, 사과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며 보복했다.
인도는 2017년 기준으로 미국에 56억 달러(약 6조6천억원) 규모를 무관세로 수출해 GSP의 가장 큰 수혜국으로 꼽혀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미국산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에 50%의 관세를 물린다며 인도를 '관세의 왕'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20여개국 정상과 차례로 만나 연쇄 정상 외교를 펼칠 예정이다.
그는 24일 마하트마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한다.
현지에서는 간디의 이름을 딴 태양광 공원 개장식이 열리고 유엔에서도 주요 정상들이 간디 탄생을 기념하는 연설을 할 계획이다.
모디 총리는 27일에는 UN 총회 포럼에 참석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도가 국제 외교에서 갖는 역할 등을 설명할 방침이라고 비자이 고칼레 인도 외교부 차관은 설명했다.
다만 모디 총리는 이번 방문 동안 카슈미르 이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분쟁지인 잠무-카슈미르의 자치권을 박탈했으며 파키스탄 등은 이런 조치가 현지 이슬람계 주민의 생존을 위협한다며 반발했다.
인도는 이 같은 반발에 대해 "카슈미르 이슈는 국내 문제"라며 일축하고 있다.
반면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이번 유엔총회에서 관련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거주하는 카슈미르 출신 무슬림과 파키스탄인 수천 명도 휴스턴 등 모디 총리의 행사장 인근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모디 총리는 이번 방문 기간에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빌 게이츠 재단)이 주는 '글로벌 게이트키퍼상'(Global Gatekeeper Award)도 받는다.
빌 게이츠 재단은 모디 총리가 2014년 취임 후 대대적으로 추진한 화장실 설치 사업 등이 저소득층의 위생 환경 개선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그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인권운동가와 일부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모디 정부의 힌두 민족주의 성향 정책 탓에 무슬림 등 소수 집단이 핍박받고 있다며 빌 게이츠 재단을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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