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반부패 전사' 코베시…신설 '유럽검찰청장' 선출될듯
루마니아 최초 여성 검찰총장·반부패청장 시절 장관 14명 등 재판 회부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 유럽연합(EU)에 신설된 유럽검찰청(EPPO·European Public Prosecutor's Office)의 수장으로 로라 쿠드루타 코베시(46) 전 루마니아 반(反)부패청장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코베시는 자신의 조국인 루마니아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일까지 EU 28개 회원국 대부분의 지지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코베시는 향후 몇 주 내에 EU 정상회의에서 EPPO 청장으로 공식 선출될 예정이다.
EU는 EU 예산과 관련된 사기·부패사건이나 여러 국가가 관련된 부가가치세(VAT) 사기 사건 등을 조사·처벌하기 위해 지난 2017년 10월 EPPO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각 회원국 사법당국이 EU 예산과 관련된 사건을 조사·처벌하고 있으나 자국 국경을 벗어난 사건에 대해선 수사할 수 없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또 EU 산하에 설치된 유럽사법협력기구(Eurojust·유로저스트)나 유럽경찰청(유로폴·Europol), EU 부패감독청(OLAF) 등의 사법기구도 있으나 관련 범죄 수사와 처벌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EU는 EPPO 설치를 추진해 왔으며 EU 28개 회원국 중 22개국이 EPPO에 참여하기로 했다.
코베시는 농구선수 출신으로 21살에 검사가 됐고, 2006년에 루마니아 최초의 여성 검찰총장이 됐다.
이어 그는 지난 2013년 유럽에서 가장 부패한 나라 중의 하나인 루마니아 반부패청장에 취임한 뒤 부패 사범을 대거 기소했다.
이 때문에 그는 루마니아 정치권에서는 '눈엣가시'가 됐다.
작년 7월 루마니아 정부로부터 파면된 그는 5년간 반부패청장으로 일하면서 전·현직 장관 14명을 포함해 고위 공직자 68명, 루마니아 의원 53명을 재판에 회부했다.
특히 루마니아 집권당인 사회민주당(PSD) 인사 중 37명은 유죄 선고를 받았고, 나머지는 재판이 진행 중이다.
PSD는 코베시를 '적'(敵)으로 규정했고, 루마니아 정부는 대통령에게 그를 해임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코베시는 혜성처럼 EPPO 청장 후보로 떠올랐지만 논란이 없지는 않다.
유럽의 자유주의자들은 코베시를 지지하지만, 헝가리 집권당인 피데스를 비롯해 일부 유럽의 독재정권은 그의 EPPO 청장 선출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코베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EPPO 청장으로 선출되기 위한 EU 회원국들의 지지를 확보한 데 대해 "중요한 단계로 발전한 것"이라면서도 "공식적인 결정이 있을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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