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권단체 "홍콩 경찰, 시위 참가자 폭행·고문"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붙잡힌 사람들이 폭행과 고문을 경험했다는 주장이 국제인권단체의 보고서를 통해 나왔다.
국제앰네스티(AI)는 체포된 시위 참가자 21명과 그들의 변호사 등 총 48명을 인터뷰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홍콩 경찰의 폭력성을 비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포된 시위 참가자 21명 중 18명은 머리를 다치거나 팔이 부러지는 등 부상한 채 체포 또는 구금된 뒤 병원행을 허락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체포될 당시 경찰관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한 시위 참가자는 "나는 바로 구타를 당해 바닥에 쓰러졌다"며 "그들 3명이 내 얼굴을 눌렀다"고 말했다.
이 시위 참가자는 숨쉬기도 어렵고 가슴에 통증도 느꼈다면서 "그들이 나에게 '입 닥치고 소리 내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예외적인 사례지만 일부 시위 참가자는 구금 상태에서 구타를 당했으며 '고문에 이를 정도의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사인 에르메스 찬은 지난달 병원에서 온몸이 멍투성이인 19세 여성이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침대에 누워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다.
이 여성은 지난달 11일 시위 이후 경찰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다가 붙잡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찬은 AI와의 인터뷰에서 "이 여성이 체포됐을 때도 구타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초기에 변호사와 이 여성을 연결해 주지도 않았다. 결국 여성은 체포된지 36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풀려났다.
AI는 보고서에 언급된 이 여성의 사례가 홍콩 경찰의 '난폭하고 무차별적인' 전략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WP는 이번 보고서가 경찰에 구금된 시위자에 대한 고문과 학대의 증거를 제시한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찰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한 뒤 심한 폭행을 당했다는 한 시위 참가자는 "뼈에 통증을 느껴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AI의 동아시아 담당자인 니컬러스 베클린은 이처럼 만연한 학대 사례를 고려할때 "홍콩 경찰이 광범위하게 자행된 불법 진압 문제를 자체적으로 조사해 개선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콩 경찰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경찰이 구금한 이들의 권리와 사생활, 위엄을 존중한다"며 피구금자 중 의료적인 주의가 필요했던 사람들을 의료기관에 데려갔다고 항변했다.
지난 6월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약 1천500여명의 시위 참가자 등이 경찰에 체포됐다.
그러나 시위 참가자들은 내달 1일 중국 국경절에 맞춰 또 다시 시민 불복종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국경절에 예정된 불꽃놀이를 안전을 이유로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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