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몰아내겠다"며 모스크바로 걸어가던 시베리아 무당 체포

입력 2019-09-19 23:21
"푸틴 몰아내겠다"며 모스크바로 걸어가던 시베리아 무당 체포

야쿠티야 출신 60대 무당…"푸틴은 어둠의 세력, 무당만이 상대 가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크렘린궁에서 몰아내겠다며 걸어서 모스크바로 향하던 극동 시베리아 지역의 무당이 도중에 경찰에 체포됐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동(東)시베리아 부랴티야 공화국 경찰이 19일(현지시간) 일행들과 함께 모스크바로 이동 중이던 극동 시베리아 야쿠티야 공화국 출신 무당 알렉산드르 가비셰프(61)를 체포했다.

현지 경찰은 "야쿠티야 공화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가비셰프를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혐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가비셰프는 항공편으로 야쿠티야 공화국으로 이송돼 '극단주의 단체 조직' 혐의로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우리나라와 유사한 무속 신앙이 남아있는 야쿠티야 공화국의 무당으로 알려진 가비셰프는 앞서 지난 3월 맨발로 걸어서 8천km 이상 떨어진 모스크바까지 가겠다며 현지를 출발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하늘의 명령으로 푸틴을 크렘린궁에서 몰아내고 민중의 권력을 세우기 위해 모스크바로 간다"면서 "푸틴은 어둠의 세력(악마)이기 때문에 무당만이 그를 상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년 가까이 최고 권력자로 남아있는 푸틴을 무속의 힘으로 권좌에서 내려오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가비셰프는 천막, 난로, 옷가지, 식량 등을 실은 수레를 끌면서 지금까지 2천800km 정도를 이동해 왔으며,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합류하면서 약 10~20명 정도의 일행이 여정을 함께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1년까지 모스크바에 도착해 푸틴을 만나겠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경찰에 체포되면서 반정부 성향 무당의 모스크바행은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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