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선회한 그리스 아테네, 불법 이주민 230여명 퇴거 조치

입력 2019-09-19 21:24
강경 선회한 그리스 아테네, 불법 이주민 230여명 퇴거 조치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그리스 아테네시가 19일(현지시간) 불법 이주민 230여명을 집단 퇴거 조치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아테네 당국은 이날 허가받지 않은 건물에서 거주해온 불법 이주민 230여명을 퇴거시키고 신분 확인을 위해 이들을 경찰서로 연행했다.

퇴거 조치된 이주민 가운데는 어린이 70여명도 포함됐다.

그리스는 최근 터키에서 유입되는 불법 이주민 수가 급증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불법 이주민의 주요 기착지인 레스보스와 사모스·키오스·레로스·코스 등 에게해 5개 섬에 수용된 이는 2만6천여명으로 2016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1만4천여명이던 수가 불과 5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불법 이주민 유입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그리스 정부도 강경 대응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에게해 5개 섬의 불법 이주민 과밀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 일부를 본토 북부지역으로 이송하는 한편 망명 신청이 거부된 이들은 신속히 터키로 추방키로 했다.

지난 7월 취임한 우파 성향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도 자신의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인 법질서 확립을 강조하며 불법 이주민을 겨냥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달 앞서 당선된 코스타스 바코야니스 아테네 시장도 이러한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미초타키스 총리의 조카다.

앞서 유럽연합(EU)은 2016년 터키 정부와 터키에 머무는 불법 이주민들에게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EU 영토 진입을 차단하기로 합의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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