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원 '북미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스틸웰 차관보 "좋은 생각"

입력 2019-09-19 09:17
美의원 '북미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스틸웰 차관보 "좋은 생각"

셔먼 아태소위 위원장 "한국계 미국인 위해 北과 협상 추진해달라"

셔먼, 한국의 사우디 원전 수주 참여에 부정적 입장 주장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및 비확산 소위 위원장인 민주당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의원은 18일(현지시간) 북한에 이산가족을 둔 한국계 미국인의 상봉을 추진할 것을 미국 정부에 제안했다.

셔먼 소위원장은 이날 소위에 출석한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게 "북한에 친척을 둔 10만명의 미국인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0년 이래 남한과 북한의 거주자를 포함해 최소 21차례의 가족 상봉이 있었다"며 "그러나 (미국에 있는) 한국계 미국인은 한 번의 상봉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나이가 많아 시간이 소진되고 있다며 북한과 협상의 한 부분으로 화상 상봉이나 직접 대면을 정부가 추진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스틸웰 차관보는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맡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답변했다.

셔먼 소위원장은 비건 대표를 직접 만나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라고 주문했고, 스틸웰 차관보는 "나는 항상 그를 만난다"고 화답했다.

셔먼 소위원장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한국이 사우디 원전 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것에 부정적 입장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이 2곳의 사우디 원전 입찰에 참여한 5개국 중 하나이고 입찰에 참여한 한국전력이 미국 기술을 사용한다며 "미국이 사우디와 원자력 협력협정에 서명하지 않으면 한전이 사우디에 원전을 판매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국무부의 입장이냐"고 물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탈석유 에너지 계획 기조 아래 2030년까지 200억∼300억 달러를 투입해 1천400MW급 원전 2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사업자를 선정 중이며, 미국도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다.



스틸웰 차관보는 "나는 이 모든 것을 연구할 만큼 이 자리에 충분히 오래 있지 않았다"며 "한국의 사업에 관해선 우리가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123협정' 프로세스가 있다고 안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123협정은 미국의 핵물질, 기자재, 기술을 사용하려는 국가와 미국 간 사용조건과 절차를 명시한 원자력협력협정으로, 미 원자력법 123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셔먼 소위원장은 "미국이 한국을 지키기 위해 수만 명이 죽었고, 지금도 그들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의 원전 수주가 사우디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경우 미국이 한국 안보를 위해 한 노력과 불일치할 뿐만 아니라 수백만 명을 핵의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셔먼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뤄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그는 미국의 한국과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 문제를 지적하는 질문에 스틸웰 차관보가 한국과는 자유무역협정을 끝냈다고 답하자 "그것(FTA 개정)은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월가를 돕기 위한 자유무역협정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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