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도 리사도 태국 수해 성금…'양심 불량' 가짜 계좌도
"정부보다 더 낫다" 자원봉사 배우 모금계좌에 성금 몰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북동부 지역이 2주 넘게 계속된 물난리로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수해를 당한 주민들을 돕자는 태국인들의 성금 모금도 확산하고 있다.
18일 온라인 매체 네이션과 카오솟 등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전날 10만 바트(약 388만원)를 이재민 구호 성금으로 냈다.
수해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에 직면한 쁘라윳 총리는 자신이 낸 성금이 총리실이 운영하는 재해구호기금에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연립정부 소속 정당들은 이산 지역의 심각한 홍수 피해 상황을 감안, 19일로 예정됐던 만찬 행사를 취소했다.
유명 걸그룹 블랙핑크의 태국인 멤버인 리사도 홍수 피해자들을 위해 10만 바트를 내놨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리사의 친척은 계좌이체 영수증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리사가 홍수 피해를 겪는 분들을 돕는 데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매체 더 네이션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레전드' 존 반스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태국 수재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웠다고 보도했다.
홍수 피해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이재민들을 위한 성금 모금에 나선 배우 빈 반루릿의 계좌에는 같은 날 오전 현재 2억3천100만 바트(약 90억원)가 모였다고 온라인 매체 카오솟이 전했다.
네티즌들로부터 정부보다 더 신속한 대응을 했다는 칭찬 세례를 받는 빈은 이 성금으로 되도록 많은 이재민이 가구당 5천 바트(약 20만원)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모금 계좌로 속여 성금을 가로채려 한 '양심 불량' 범죄도 발각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빈의 이름으로 가짜 계좌를 개설해 수해 성금을 가로채려 한 몇 명을 소환할 예정이라고 더 네이션이 보도했다.
이들은 빈이 모금을 호소한 페이스북 포스트를 위조, 빈의 계좌인 것처럼 속인 계좌를 통해 돈을 가로채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은행 측은 해당 계좌를 정지시킨 상태다.
이 계좌는 빈의 계좌에 모인 성금이 1억 바트(약 39억원)를 돌파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이산 지역에는 2주째 계속된 홍수로 최대 높이 4m의 물에 가옥이 침수되면서 33명이 숨지고 2만3천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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