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난민선 구조 안한 伊 경관 등 2명 살인 혐의로 재판회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지난 2013년 난민선박 침몰 사고 당시 구조 의무를 방기해 대형 참사를 유발한 혐의로 이탈리아 구조당국 요원 2명이 재판을 받게 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해안경비대 소속 경관 레오폴도 만나와 해군 지휘관인 루카 리치아르디 등이 16일(현지시간) 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서게 됐다.
이들은 2013년 10월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 인근 해역에서 시리아 난민 480여명을 태우고 항해하다 침몰한 어선으로부터 긴급 구조 신호를 받고도 이를 무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사고로 어린이 60여명을 포함해 268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수습된 시신은 26구에 불과하다.
숨진 이들은 대부분 내전의 포화에 휩싸인 시리아를 떠나 피난처를 찾던 사람들이었다.
이 사고는 366명의 사망자를 내며 이탈리아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난민선 침몰 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일주일 뒤 일어난 것으로, 시리아 난민의 참상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당시 조난을 한 난민들은 통신으로 구조를 요청했으나 '몰타 당국에 연락하라' 등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사고 뒤 공개된 통신 음성 기록을 보면 이탈리아와 몰타 측이 서로 구조 책임을 떠밀며 갈등을 빚는 상황도 전개됐다.
결국 본격적인 구조는 사고 발생 5시간여가 지난 뒤에야 시작됐다.
피고인들에게는 고의로 인명 구조 활동을 하지 않아 난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점이 고려돼 직무 유기 및 살인 혐의가 적용됐다.
첫 재판은 오는 12월 3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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