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세계기록 18개 보유 105세 日 할머니, 마지막 출전

입력 2019-09-16 11:04
수영세계기록 18개 보유 105세 日 할머니, 마지막 출전

22-23일 일본 마스터스 대회, 자유형·배영 50m 출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수영에서 모두 18개의 세계기록을 보유한 105세의 일본 할머니가 생애 마지막으로 공식대회에 출전한다.

이 할머니가 대회에서 코스를 완영하면 세계기록 2개를 추가, 모두 20개의 세계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16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야마구치(山口)현에 거주하는 올해 105세의 나가오카 미에코(長岡三重子) 할머니는 오는 22-23일 후쿠오카(福岡)에서 열리는 일본 마스터스 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어머니의 수영연습을 지원해온 장남 히로유키(宏行. 79)씨는 "어머니가 유종의 미를 장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가오카 할머니는 이달 초 집 근처 야나이(柳井)시에 있는 수영장에서 아들의 손을 잡고 물속에서 걷는 연습을 거듭한 후 배영연습을 했다.

그가 수영장에 다니기 시작한 건 80세때다. 무릎을 다쳐 재활을 하기 위해서였다. 수영이 익숙해지자 90세가 되던 해에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 마스터스 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 90-94세부 배영에서 은메달을 땄다.

"맘먹고 하면 금메달도 딸 수 있다"고 생각한 할머니는 이후 연습에 매진했다. 92세때 금메달을 딴 데 이어 95세부터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연장자 부문 등에서 세계기록을 세웠다.

100세이던 2015년에는 마쓰야마(松山)에서 열린 그해 일본 마스터스 수영 쇼트코스(25m) 여자 1천500m 자유형 레이스에서 배영으로 코스를 완주해 주위를놀라게 했다. 그는 100-104세부에 혼자서 출전해 녹슬지 않는 실력을 과시했다. 기록은 1시간 15분 54초 39였다. 여자 100-104세부에서 완영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어머니는 일본 전통예능인 노(能)로 복근과 배근(등근육)을 연마했기 때문에 105세의 나이에도 몸이 상당히 튼튼하다"는게 장남의 설명이다. 무릎을 다쳐올 4월부터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수영을 하지 않는 날도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며 복근강화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후쿠오카에서 열릴 이번 대회에는 105-109세부 자유형과 배영 각 50m에 출전한다. 대회가 끝나면 고향을 떠나 요코하마(橫浜)에 있는 장남의 집에서 지낼 예정이다.

체력이 쇠잔해지고 받아주는 수영시설을 찾을 수 없어 이번이 공식대회 마지막 출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들 히로유키 씨는 "이 나이가 되도록 어머니와 함께 함께 수영할 수 있는게 행복하다"면서 "세계적으로도 이런 사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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