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전' 검단·운정 분양 완판은 교통대책 덕? 상한제 영향?
3천여가구 미분양 거의 소진…국토부 "인천2호선 연장 등 수도권교통대책 가시화"
(세종=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경쟁자 '3기 신도시'의 등장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여가던 인천 검단, 파주 운정 2기 신도시 아파트 분양시장이 최근 2∼3개월 사이 완벽하게 부활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분양 '완판'(매진)이 속출하는 현상을 두고 '수도권 교통 개선 대책 발표와 가시화에 따른 반응'이라는 게 정부의 해석이지만, 업계는 예고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검단 4개 단지 8월 중순 이후 '완판'…운정도 임박
16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검단과 운정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이들 지역은 공통으로 지난해 12월(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 등)과 올해 5월(고양 창릉·부천 대장) 정부가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한 뒤 분양이 쏟아져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가 쌓였던 2기 신도시다.
예를 들어 4월과 5월 각각 분양한 검단 '대방노블랜드 1차'와 '동양파라곤 1차'의 경우 정식 분양 후 무려 1천151가구, 621가구의 미분양이 발생했다. 지난 1월과 2월 앞서 분양한 검단 '한신더휴', '센트럴푸르지오' 역시 정식 분양 결과 미분양 수는 847가구, 421가구였다. 이들 4개 단지의 정식 분양 직후 미분양 물량이 3천40가구에 이른 셈이다.
운정에서도 올해 6월 대우 ·중흥 ·대방 3개 단지가 동시 분양에 나섰지만, 전체 2천527가구 중 496가구나 남았다.
그러나 7월부터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해 7월 중순 기준으로 검단과 운정의 미분양 물량은 1천429가구, 390가구까지 줄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선착순 분양 계약률이 점차 높아지더니, 8월 이후로는 '완판' 단지가 속속 나오는 등 분양 속도가 빨라졌다.
실제로 8월 중하순에 걸쳐 검단의 '센트럴푸르지오'(8월 18일)와 '한신더휴'(완판 8월 29일)가 분양 완료됐고, 이어 이달 초에는 '동양파라곤 1차'(완판 9월 2일)와 '대방노블랜드 1차'(9월 4일)가 잇따라 매진됐다. 검단 신도시 4개 단지의 미분양 물량이 모두 소진된 것이다.
운정의 상황도 비슷하다. 동시 분양 2개월여만인 8월 초 '중흥S-클래스'와 '대방노블랜드'의 미분양 가구가 모두 팔렸고, 9월 초순 기준 '파크 푸르지오'의 분양률도 70%대까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 "인천2호선·GTX-A·3기신도시 효과 반영" vs "상한제 후 공급부족 우려 때문"
검단·운정 분양시장의 이런 '반전' 요인으로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광역 교통 개선'에 대한 기대를 꼽고 있다.
3기 신도시 계획 발표 이후 1·2기 신도시 주민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5월 23일 기자간담회 자리를 빌려 서둘러 '수도권 서북부 광역 교통망 개선·보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김 장관은 인천 도시철도 2호선이 검단·김포를 거쳐 일산까지 연장되는 안을 공개하며 "이렇게 되면 그동안 단절된 검단, 김포, 일산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파주∼동탄 구간)를 중심으로 연결되고 경의·중앙선, 서울 지하철 3호선, 김포도시철도, 공항철도 등 동서 방향 노선들이 남북으로 이어져 수도권 서북부 교통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벌써 계획이 가시화되는 부분도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달 4일 신도시에서 공항철도 계양역까지 인천1호선을 연장하는 공사의 입찰이 당초 계획보다 3개월여 앞당겨 진행됐고, 지난달에는 인천 도시철도 2호선 검단 연장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됐다.
파주 운정의 경우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GTX-A 운정역의 2023년 개통 계획이 확정됐다. 완공되면 운정역에서 서울역까지 20분, 삼성역까지는 30분이 소요된다. 내년에는 서울-문산고속도로도 개통될 예정이다.
아울러 3기 신도시가 2기 신도시 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윈윈' 상대라는 분석도 기존 신도시 분양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김성희 안양대학교 교수는 "인천 계양 테크노벨리(3기 신도시)가 완성될 경우 약 10만명 종사자의 주거지가 검단 등 인근 신도시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검단, 김포 등 인근 신도시의 주거지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GTX 도입 등 교통 대책과 더불어 수도권이 서울 외 다른 여러 거점을 가진 '다핵구조'로 바뀔 것"이라며 "2기 신도시 검단, 운정 미분양 문제 해소에도 수도권 균형 발전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검단·운정 미분양 물량 급감이 지난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발표를 전후로 '미래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실제로 적용돼 민간택지 아파트 공급이 줄면 장기적으로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으니, 지금 분양가에라도 잡아놓자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shk99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