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 "탈레반과 평화협상, 대선 이후에만 가능"
트럼프 "탈레반, 큰 실수 저지른 것 알지만 회복법 몰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오는 28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데 집중하고 이어서 무장반군조직 탈레반과 직접 협상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아프간 대통령실 대변인인 세디크 세디키는 14일(현지시간) "어떤 것도 대통령 선거를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탈레반과 평화협상은 대선을 치른 후에만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은 18년째인 탈레반과 전쟁을 종식하고 미군을 철수하려고 작년부터 탈레반과 협상을 벌여 막바지 단계까지 왔다.
하지만 최근 카불에서 탈레반의 차량 폭탄테러로 미군 등이 사망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 지도자와 비밀 회동을 취소하고 '협상 사망'을 선언한 상태다.
아프간 정부는 꾸준히 탈레반과 직접 협상을 원했지만, 탈레반은 이들이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대화를 거부해왔다.
세디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후 탈레반 협상팀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데 대해 "반군은 정치적 실패에 직면해 있다"며 "탈레반이 외세가 아닌 아프간 정부와 직접 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레반 협상팀은 13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대통령 특사인 러시아 외무부 자미르 카불로프 국장과 만나 아프간 평화 과정을 둘러싼 최근 상황을 논의하고 "미국과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프간 정부는 오는 28일 대선을 치르기 전에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협상이 먼저 타결되면 국민 통합정부 구성을 위해 대선이 지연될 것을 우려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재선을 노리고 있다.
세디키 대변인은 대선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치안을 개선하는데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대선 투표를 강행하면 투표소를 공격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은 지금보다 더 심한 타격을 받은 적이 없다"며 "위대한 미군 1명을 포함해 12명을 죽이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협상을 위한 훨씬 더 좋은 방법들이 있다. 탈레반은 그들이 큰 실수를 저질렀음을 알고 있고, 어떻게 회복해야 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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