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경찰, 美의회 시위장비 수출 금지 법안에 "효과 미미"
"동유럽·아시아에 대체 공급 국가 많고 재고도 충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 의회가 최루탄을 비롯한 시위 진압용 장비의 홍콩 수출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데 대해 홍콩 경찰은 "설사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위 진압용 장비의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람치와이(林志偉) 홍콩 경찰대원 협회(JPOA) 주석은 미국 의회의 관련 법안 발의에 대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3만1천여명의 홍콩 경찰 중 80%가량이 회원으로 가입한 JPOA의 람 주석은 "다수의 선진국이 우리에게 표준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미국 의회가 시위 진압용 장비의 홍콩 수출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도 별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동유럽과 아시아 등이 시위진압용 장비의 대체 공급국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은 최루탄, 폭동진압용 비(非)치사성 고무탄 등의 주요 공급국이다.
홍콩 경찰의 또 다른 소식통도 미국과 영국이 홍콩에 시위진압용 장비를 주로 공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다른 공급국도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홍콩 경찰에는 확보해둔 재고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스미스 하원의원 등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이 홍콩에 최루탄과 시위 진압용 장비들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홍콩 보호법안'을 발의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6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자 홍콩에 최루탄과 고무탄의 수출을 금지하는 조처를 한 바 있다.
홍콩의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지난 4일 홍콩 시민의 반발에 굴복해 송환법안의 철회를 공식 발표했으나,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는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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