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터키의 키프로스 시추 활동은 불법…통일협상 재개해야"

입력 2019-09-11 19:24
그리스 "터키의 키프로스 시추 활동은 불법…통일협상 재개해야"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그리스가 앙숙 관계인 터키에 키프로스 연안에서의 가스 시추 활동 중단과 키프로스 통일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재차 요구했다.

1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터키와의 관계를 둘러싼 양국 공통 현안을 논의했다.

그리스 총리실은 정상회담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양국 정상이 터키의 불법적인 시추 활동에 강한 우려를 표하는 한편, 키프로스 문제 해결을 위한 의미 있는 협상을 재개할 완전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키프로스 연안의 대륙붕에서 대규모 가스 유전이 확인되자 터키가 해·공군의 호위 속에 시추선과 지질탐사선 등을 현장에 파견해 키프로스 및 그리스와의 갈등을 촉발했다.



키프로스는 명백한 영해 침범이라며 반발하고 있으나, 터키는 시추 작업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리스와 터키, 키프로스를 둘러싼 '삼각 갈등 관계'에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

유럽·아시아·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그리스와 터키가 서로 영토 주권을 확보하려는 다툼 속에 키프로스공화국과 북키프로스 터키공화국으로 분할됐다.

국제사회에서 인정한 키프로스라는 국명은 그리스계가 다수인 키프로스공화국을 일컫는다. 북키프로스 터키공화국은 터키 외에는 정식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두 키프로스는 유엔의 중재로 2016년 각각 자치권을 갖는 연방제 통일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으나, 북키프로스에 주둔한 터키군의 완전한 철수와 관할 구역 획정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추가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최근 가스 유전을 둘러싼 갈등이 더해지면서 협상 재개로 가는 길이 더 험난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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