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미미한 보험료 카드납부율…생보 3%·손보 27%에 그쳐
온라인 가입·특정 카드사로 한정한 경우도…수수료율 문제로 막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보험료 카드 납부가 장려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결제 편의를 위해 보험료 카드 납입을 추진해 왔지만 실적은 초라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생명보험사들의 전체 수입보험료 중 카드로 결제된 보험료는 3.0%로 집계됐다.
보장성 보험료의 카드 결제 금액 비중은 5.8%로 그보다 높았지만, 저축성 보험과 변액보험의 카드 결제는 각각 0.8%, 0.7%에 그쳤다.
생보사 24곳 중 현재 가입자에게 보험료 카드 납부를 허용하는 곳은 15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보장성 보험만 가능하고 저축성 보험이 가능한 곳은 없다. 또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판매된 상품만 허용하거나 결제 가능한 카드사를 관계사 1∼2곳으로 한정한 곳도 있었다.
업계 상위 4곳 중에선 삼성생명, NH생명만 가능했고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카드 납부를 받지 않았다.
손해보험 사정은 그나마 낫다. 2분기 손해보험사들의 카드 결제 비중은 26.9%였다.
그중 자동차보험의 카드 결제액 비중이 76.2%로 특히 높았다. 보장성 보험은 11.7%, 저축성 보험은 4.8%였다.
손보사는 자동차 보험 등 1년 단기상품 위주로 온라인 가입이 늘면서 신용카드 납부가 비교적 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편익을 위해 저축성 보험을 제외한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독려해왔다. 소비자들이 보험료 납부 방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2017년 말 카드·보험업계가 협의체를 구성해 이를 논의했지만, 수수료율에 대한 입장 차이로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보험사들은 카드 결제를 확대하려면 수수료율을 2%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카드사들은 인하 여력이 없다고 반박한다. 특히 최근 두 업계 모두 불황을 겪고 있어 추가 논의나 합의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에 자산운용 수익률도 낮아지는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까지 떠안게 되면 수익률은 더 떨어지게 된다"며 "결국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수밖에 없는데, 자칫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려다가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료 카드 납부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시각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가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하면 보장은 즉시 시작되지만, 보험사가 실제 보험료를 받는 것은 그로부터 약 한 달 후"라며 "보험의 원리상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