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통령 잇단 선심성 정책에도…대선 좌파후보 우세 굳혀
10월 27일 대선 앞두고 좌파 페르난데스 16%P가량 앞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의 우세가 굳어지고 있다.
연임에 도전하는 우파 대통령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의 잇단 선심성 정책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취합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는 10월 27일 대선에서 페르난데스 후보가 마크리 대통령을 16%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고 여유 있게 당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여론조사업체 리카르도 루비에르의 조사에선 페르난데스 후보가 51.5%, 마크리 대통령이 34.9%의 지지를 얻었으며, 트레스푼토세로 조사에선 페르난데스가 51.9%, 마크리가 34%를 기록했다.
클리바헤스 조사에선 52.6% 대 32.5%로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이는 페르난데스가 후보가 47.78%, 마크리 대통령이 31.79%를 득표했던 지난달 11일 예비선거 결과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당시 예비선거 결과는 박빙으로 전망됐던 이전 여론조사와는 사뭇 다른 결과였고, 예상 밖 결과는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예비선거 이후 주가와 환율이 급락했고,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커지면서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잇따라 아르헨티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뼈아픈 예비선거 패배 이후 그간 고수해온 경제정책과는 180도 다른 정책들을 내놓았지만 벌어진 격차를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엄격한 긴축정책을 펴왔던 마크리 대통령은 잇단 감세와 최저임금 인상, 복지 수당 확대, 유가 동결 등 선심성 정책을 폈다.
기업인 출신의 친(親)시장주의자로서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던 원칙도 버리고 자본 통제도 시작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지난 8일 국영통신사 텔람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지금의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했지만, 국영통신사를 선거운동에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페르난데스 후보는 예비선거 이후 시장의 디폴트 우려를 달래는 등 온건 좌파의 면모를 강조하며 우세를 굳히고 있다.
페르난데스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과거 좌파 포퓰리즘 정책의 향수를 자극하며 유권자를 공략했다.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에 이어 2007∼2015년 집권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중남미에서 포퓰리즘의 동의어로도 여겨지는 페론주의의 계승자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직접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자신보다 중도적인 페르난데스 후보를 내세워 표밭을 넓혔다.
내달 대선에서 현재 여론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페르난데스 후보는 결선 투표 없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아르헨티나는 4년 만에 다시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이 바뀌게 된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얻고 2위에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당선이 확정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한 달 후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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