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탈레반과 협상, 내가 아는 한 죽었다"

입력 2019-09-10 05:00
트럼프 "탈레반과 협상, 내가 아는 한 죽었다"

비밀회동 전격 취소한데 이어 '협상사망' 선언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 지도자들과의 비밀회동을 전격 취소한 데 이어 협상 '사망'을 선언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출발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탈레반과의 협상에 대해 "내가 아는 한 그것은 죽었다(dead)"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1만4천명의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나오길(철수) 바란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사망' 선언은 특유의 '협상 전술'의 일환이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8일 평화협상을 위해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요 탈레반 지도자들과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각각 비밀리에 만날 예정이었으나 최근 미군 사망자가 포함된 아프간 카불에서의 차량 폭탄 공격과 관련해 탈레반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자 회동을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밤 트윗을 통해 탈레반 지도자들과 아프간 대통령과의 8일 예정됐던 회동 계획을 공개하면서 "불행히도 그들(탈레반)은 잘못된 지렛대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훌륭한 군인 1명과 그 밖에도 11명의 사람을 숨지게 한 (테러) 공격을 저지르고 이를 인정했다"면서 비밀회동 취소와 평화협상 중단을 선언했었다.

앞서 지난 5일 아프간 수도 카불 외교단지 인근에서 차량 폭탄 공격이 발생해 미군 요원 1명을 포함해 10여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다. 탈레반은 사건 직후 이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이 보류됐으며, 협상 재개 여부는 "(탈레반의) 중대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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