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유럽 최대 EV 초고속 충전업체에 전략투자
BMWㆍ다임러ㆍ폭스바겐ㆍ포드가 공동 설립한 '아이오니티'
2021년 출시 전기차 전용모델에 800V급 충전 시스템 탑재 계획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전기차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충전속도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현대·기아차는 9일 유럽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 전문 업체 '아이오니티(IONITY)'와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니티의 기존 투자 업체인 BMW와 다임러, 폭스바겐, 포드와 동일하게 20%의 지분을 갖게 됐다. 투자금액은 비공개다.
계약식은 6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아이오니티 본사에서 각 사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아이오니티는 기존 급속 충전기보다 충전 속도가 최대 7배 빠른 350kW급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자체 개발하는 고전압 전기차 판매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현대·기아차는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21년 이후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기차 전용모델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800V급 충전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아이오니티가 제공하는 350kW급 초고속 충전기는 3분 충전만으로 100㎞ 이상 주행이 가능한데, 이를 이용하려면 800V급 고압의 충전시스템이 필요하다. 코나EV는 80% 충전 시간이 54분에서 5분으로 줄어들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전략 투자를 계기로 효율성을 높인 전기차 전용모델은 물론 스포츠카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와 전기차 특화사양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초고속 충전 인프라 확대는 전기차 이용 편의성을 극대화해서 미래 전기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핵심 요소라고 현대·기아차는 말했다.
아이오니티는 전기차 구매자들이 차량 구매 시 가장 고민하는 것 요인이 충전 인프라라는 점에서 착안해 만든 회사다. BMW그룹, 다임러 AG, 폭스바겐그룹, 포드 모터 등 유럽 중심의 완성차 업체 4개사가 유럽 전역 초고속 충전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2017년 11월 공동 설립했다.
아이오니티는 지금까지 유럽 전역 고속도로망에 140여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하며 유럽 내 최대 초고속 충전 사업자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내년까지 유럽 24개국을 관통하는 주요 고속도로에 약 120km 간격으로 총 400개의 초고속 충전소를 세워서, 충전 우려 없이 전기차로 유럽 전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아이오니티는 디지털 결제 방식과 유럽 전기차 충전 표준을 적용해서 전기차 제조사에 구애받지 않는 광범위한 호환성을 갖췄다.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 우위를 지속 유지하려면 대규모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를 보유한 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상품본부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우리의 확고한 전동화 의지를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이오니티의 마이클 하제쉬 CEO는 "현대차그룹의 e-모빌리티 발전을 위한 공헌으로 상당한 국제적 경험과 노하우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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