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완전한 비핵화시 주한미군 감축에 '전략적 재검토' 언급
비핵화·미군감축 교환 가능성에 "그것과 매우 떨어져 있다"면서도 여지는 둬
방위비 분담, 나토 사례 들며 "많은 동맹이 약속 안 지킨 것은 사실"
"오늘 내 메시지는 일 진행하자는 것"…北에 실무협상 재개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임주영 특파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6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와 주한미군 감축을 교환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상정할 경우 '전략적 재검토'도 할 수 있다며 여지를 뒀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미시간대 강연과 문답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교환해 주한미군 주둔을 감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것과는 매우 떨어져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내가 강연에서 영구적 전쟁을 위한 준비태세 및 훈련 상태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평화를 향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역할을 하는 미군의 주둔에 대해 말할 때는 우리가 모든 문제에서 진전될 때 사용 가능한 많은 전략적 재검토를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져 주한미군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바뀔 경우 다양한 검토 사항의 하나로 주한미군 감축도 포함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현재) 그곳에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며 "우리는 문제를 풀고 위협과 위험을 낮추려는 목표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또 "그러고 나서 우리는 한국의 동맹으로서 미국의 적절한 대응을 위한 위험 수위에 관해 우리의 군 지도자에게 냉철한 판단에 이르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면 자신에게 더 많은 선택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자신과 국경을 맞닿은 국가(북한)가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을 허용하겠느냐'는 질문에 중국과 미국 사이에 많은 긴장이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면서도 "중국은 미군이 국경에 있는 것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고 과거에 그렇게 말해 왔다"며 "그것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그래서 그것은 논쟁의 주된 지점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동맹과의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 사례를 언급하면서 "많은 경우 동맹들이 방위비 지출에 대한 최소한 약속을 맞추지 않은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에게 최악은 우리가 그들의 국방에 묶여 있으면서 그들 스스로를 방어하는데 적절한 단계를 취하지 않는 국가들과 동맹 관계를 갖는 것"이라며 "우리가 모든 동맹 파트너에게서 보고 싶은 것은 완전한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NATO 사례를 빗대 언급한 것이지만 동맹들이 자신이 부담해야 할 방위비를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다는 미국의 기본 인식이 반영된 것이어서 향후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에서도 증액 압박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비건 대표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무역갈등과 북핵 협력 등 상충되는 지점이 있고 대만, 홍콩 시위, 남중국해 등 양국 간 마찰 요소가 있다고 설명한 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북한에 관해 중국과 매우 밀접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미국에 대한 호의로서 북한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서 그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내 판단에 중국은 100% 우리와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북 압력을 유지하고 외교적 해법을 찾는 데 있어 중국보다 더 중요한 국가는 없다며 "입체적 정책에서 중국의 역할은 성공을 위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한국이 (지리적으로) 북한에 의해 아시아 다른 나라로부터 고립돼 있다며 남북 간 교류가 남북 모두에 경제적으로 큰 혜택을 준다고 설명한 뒤 "거기까지 가려면 할 일이 많다"며 북한의 결단을 재차 주문했다.
이어 "미국 외교관으로서 미국의 중심 이익으로 계속 되돌아와야 한다"며 "그것은 한반도의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그 진전을 만들지 못하면 아무것도 결실을 볼 수 없다. 우리가 북한 국민에게 확신시켜야 하는 것은 그 혜택이 바로 미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늘 나의 메시지는 우리가 이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가 시작할 시간"이라고 북한을 향해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에 대해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핵실험의 배경이 될 수 있어 최근 많은 얘기를 했다는 취지로 언급한 뒤 과제는 이를 해결할 외교적 길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이 기쁘지 않다고 분명히 했다"면서도 "그것이 외교적으로 관여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방해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선 "내 협상의 우선순위는 북한의 인권 문제가 아니다"라며 비핵화 협상에 방점을 뒀다.
그는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 접근법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의 이란 핵합의가 단명에 그쳤다고 지적한 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하려고 한다"며 "대통령은 북한과 관계를 변모시키고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체제를 가져오려고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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