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부해안 화재참사 선박 치명적 안전결함…화재경보도 안 울려(종합)

입력 2019-09-07 05:49
美서부해안 화재참사 선박 치명적 안전결함…화재경보도 안 울려(종합)

CNN "탈출 후 생존한 선원들, 승객들 구하려 한 정황 있어"

사고선박 운영 선사, 배상책임 제한하려 법원에 소송 제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모두 34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부 해안 산타크루스섬 정박 다이버용 선박 컨셉션호(號) 화재 참사를 조사 중인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선박에 치명적 안전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LA타임스·CNN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지난 2일 새벽 3시 15분께 사고 선박에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이 배에는 만일의 안전사고를 감시할 야간 순회 불침번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 선박에 화재 발생 여부를 알려줄 연기 감지 경보 장치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NTSB 관계자는 말했다.

조사 담당자 제니퍼 호멘디는 비슷한 크기의 선박에는 화재 경보 장치가 있었지만 사고 선박에는 없었다면서 홈디포 같은 소매유통점에서 흔히 구매할 수 있는 간단한 연기 경보 장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NTSB는 이 선박에 복잡한 전기 배선과 배터리 등이 많아 전기 장치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컨셉션호에는 탑승객 33명, 선장·선원 6명 등 총 39명이 타고 있었으며, 탑승객 33명 전원과 선원 1명이 사망·실종했고 선장·선원 5명은 화염에 휩싸인 사고 선박에서 탈출해 인근 해상을 지나던 그레이프 이스케이프호(號)에 의해 구조됐다.

CNN은 생존한 사고 선박 선원들이 탈출하기 직전 탑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갑판 아래 선실 쪽으로 접근하려 했으나 화염 때문에 다가서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 선원은 NTSB 조사관에게 "소음에 놀라 일어났을 때 아래 주방 쪽에 불이 난 걸 목격했다. 주방에서 선실로 내려가는 사다리를 밟으려는데 화염이 치솟아 올라 내려갈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다른 선원들은 사고 선박의 앞부분 유리를 깨고 선실로 진입하는 것도 시도해봤으나 실패했다고 NTSB는 전했다.

NTSB는 "일부 선원은 사고 선박에서 탈출한 후에도 배로 돌아가 생존자를 구조하려고 시도했던 정황이 있다"라고 말했다.

산타바버라 경찰국은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이 화상이 아니라 연기 흡입에 의해 사망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한 탑승객 33명과 선원 1명이 매우 좁은 선실에서 자고 있었으며, 이들에게서 연기 흡입의 증거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당국은 희생자 중 18명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추가로 DNA 감식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사고 선박을 운영하는 트루스 아쿠아틱스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선사의 배상책임을 일정하게 제한하기 위한 소송을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트루스 아쿠아틱스 측은 소장에서 사고 선박 컨셉션호가 항해에 적합하도록 적정한 유지·보수와 안전장치를 강구했다는 주장을 폈다.

운영 선사는 해안경비대 감독 아래 사고 선박을 인양하는 방안을 인양 전문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USA투데이가 전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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