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훈풍에 세계 주요 기업 회사채 발행 '러시'
일본, 6일 13조4천억원 '하루 발행액 사상 최대'
6일까지 작년 연간 발행액 육박, 1-8월 세계 사채 발행 1조6천억 달러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세계 주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융완화에 나서면서 일부 국가의 장기채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초저금리 환경이 조성되자 저비용으로 장기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일본의 경우 소프트뱅크, 일본제철 등 적어도 11개사가 6일 하루에만 1조2천억 엔(약 13조4천억 원) 상당의 채권을 발행한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하루 채권발행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금융정보 서비스인 닛케이 퀵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최고 기록은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도입으로 장기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2016년 7월15일의 1조150억 엔 이었다.
회사채 발행이 러시를 이루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저금리다. 미국의 금리인하 등 세계적인 금융완화 기대로 일본의 장기금리는 한때 마이너스 0.3%까지 떨어졌다. 회사채 발행금리는 국내 금리를 참고해 결정된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기회라고 판단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6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7년 만기 사채를 발행해 5천억 엔을 조달한다. 발행금리는 1.38%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도 인수합병에 필요한 자금 마련 차원에서 3천억 엔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한다. 미쓰이(三井)부동산은 1천억 엔 정도를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기업이어서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도 이날 첫 엔화표시 채권을 발행해 4천300억 엔을 조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가들의 수요도 강하다. 도다카 요스케(?高洋祐) 미즈호증권 프로덕트본부 부본부장은 "당분간 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가들이 마이너스 금리인 국채투자를 기피하고 플러스 금리를 얻을 수 있는 회사채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 증가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3일 하루에만 디즈니사와 캐터필러 등의 회사채 발행이 280억 달러(약 33조5천300억 원)에 달했다. 4일에는 현금자산 240조 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애플이 사채발행으로 70억 달러(약 8조4천300억 원)를 조달했다.
전 세계 회사채 발행액은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작년 10-12월 주춤했지만 이후 급속히 늘어 올해 1-8월에는 1조6천억 달러에 달했다. 일본내 사채발행액도 6일까지 이미 9조8천억 엔(약 109조 원)에 달해 작년의 연간 발행액(10조 엔)에 육박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사채발행이 활발하게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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