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디젤차, 호주서 매연저감장치 결함 도마 올라
빅토리아주 보고 건수 최다…최근 집단소송 당하기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호주 시드니에 사는 여성 카일 킨첼라는 지난해 6월 소유 차량의 과도한 매연 배출을 알리는 경고장을 받고 깜짝 놀랐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환경보호청이 보낸 경고장에는 기한 내 결함을 바로 잡든지 아니면 최대 2천 호주달러(163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킨첼라는 2015년산 도요타 하이럭스를 몰고 있었다.
킨첼라는 앞서 배기가스 배출과 관련해 서비스를 받았음에도 경고장을 받았다며 "연기를 배출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경고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킨첼라의 사례처럼 최근 호주에서는 도요타 디젤차의 매연저감장치(DPF) 결함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호주 각 주(州) 환경보호 당국은 과도한 대기 오염물질을 배출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천200명 이상의 운전자에게 경고장을 발송했다.
방송은 대기오염 문제를 가장 크게 일으키는 차량으로 도요타 디젤 모델을 지목했다.
호주 2대도시 멜버른을 주도로 둔 빅토리아주의 경우 2018-19 회계연도(2018·7~2019·6)에 과도한 매연 배출로 보고된 사례는 총 5천271건에 달했다.
자동차 브랜드 별로는 도요타가 792건으로 가장 많았고, 닛산 677건, 미쓰비시 417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일본 차들이 호주 내에서 많이 팔리는 편이기는 하지만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도요타 모델 중에서는 호주 내 주요 판매 차종인 하이럭스가 339건으로 가장 많았다.
최대 주인 NSW주가 거의 40% 증가한 것을 포함해 다른 주들에서도 과도한 배출가스 보고 건수는 급증세였다.
앞서 도요타는 매연저감장치 불량과 관련해 지난달 집단소송을 당한 바 있다.
당시 2015년 10월과 올해 7월 사이 호주에서 팔린 도요타의 하이럭스, 포추너, 프라도 모델 약 25만대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꼽혔다.
매연저감장치는 디젤 미립자들을 걸러내 연소시켜, 오염원이 대기 중으로 나가는 것을 예방한다.
수십명의 운전자들은 ABC 방송에 매연저감장치 결함으로 자신들의 차량에서 냄새나는 하얀 연기를 내뿜는 원인이 되고 있으며 최대 30%까지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사정에 따라 보건당국이나 환경단체는 호주의 배기가스 배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져 있다며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차량 배출가스는 도시지역의 최대 오염원으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고 모든 차량의 배출물이 해롭지만, 디젤 배출물은 특히 더 나쁘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호주환경보호재단(ACF)의 수잰 하터는 방송에 "호주는 차량 배출 기준과 관련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뒤처져 있다"며 효율은 떨어지고 오염은 더 배출하는 차량들로 인한 "쓰레기 하치장"(dumping ground)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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