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오대호에 매년 1만2천t 규모 폐플라스틱 유입"

입력 2019-09-05 13:02
"북미 오대호에 매년 1만2천t 규모 폐플라스틱 유입"

시카고 인접 미시간호수 유입량이 절반 이상 차지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세계 최대 담수호 군(群)이자 인근 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인 북미 오대호가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해 청정도를 위협받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시카고 트리뷴은 4일(현지시간) 로체스터 공과대학(RIT)의 조사 보고서를 인용, 매년 1만2천t에 달하는 폐플라스틱이 오대호로 유입되며 이 가운데 시카고·밀워키 등 대도시를 끼고 있는 미시간호수 유입량이 5천800t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미시간호수는 오대호 중 유일하게 호수 전체가 미국 영토에 포함돼있으며, 5개 호수 가운데 두번째로 크다.

호수 부피는 가장 크지만, 대도시에 인접해있지 않은 슈피리어호수의 폐플라스틱 유입량이 지난해 기준 연간 35t으로 가장 적고, 이어 휴런호 700t, 온타리오호 1천600t, 이리호 2천800t 등으로 나타났다.

오대호변 쓰레기 가운데 빨대·물병·병뚜껑·스푼·랩 등 플라스틱 쪼가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83%에 달한다.

RIT 연구팀 매튜 호프먼 박사는 "시카고와 밀워키 등 대도시가 미시간호수의 플라스틱 오염도를 높이는데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며 "호변에서 물로 휩쓸려 들어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외에 하수 정화 장치에서 걸러지지 않은 생활·미용용품 속 미세 플라스틱이 오염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트리뷴은 "플라스틱으로 인한 수질 오염은 21세기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라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물가에 쌓였다가 해류를 따라 떠도는 것이 관찰되고, 고래를 비롯한 수중 동물의 사체에서 비닐 봉투 등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플라스틱은 수중에서 강한 햇살을 받고 거친 파도에 노출돼 계속 분해된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대로라면 2050년을 기해 수중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물고기 양을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불분명하다는 사실이다.

트리뷴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담수 시스템인 오대호의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이 불과 10년 전"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2017년 7월부터 생활·위생제품에 미세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연방 정부와 대부분 주 정부의 식수 관련 규정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 검사는 빠져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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