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기획 파리평화포럼 "한국, 많이 참여해주세요"
11월 파리서 열리는 국제이슈 종합포럼…마크롱이 기획해 올해로 2회째
한·일 피스&그린보트, 평화축구 코리아 공식 초청돼 세계에 프로젝트 공유
르베르댕 사무처장 "한국 같은 강소국들 많이 참여해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파리평화포럼을 스위스 다보스포럼이나 독일 뮌헨안보회의 등을 뛰어넘는 제1의 종합 국제포럼으로 만든다는 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뜻이에요."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 후 야심 차게 출범시킨 파리평화포럼(Paris Peace Forum)의 제2회 포럼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포럼 사무처는 세계 주요국들의 참여를 요청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프랑스의 민·관 합동기구인 파리평화포럼의 마크 르베르댕 사무처장은 안보·평화·경제·환경·에너지·정보기술·개발 등 주요 국제이슈를 폭넓게 논의하고자 출범한 파리평화포럼에 한국의 정부는 물론 기업과 시민단체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여러 차례 당부했다.
프랑스 외교관인 르베르댕 처장은 현재 파리평화포럼 사무처에 파견 근무 중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지낸 프랑스의 고위 정치인 파스칼 라미의 보좌관으로서 글로벌 거버넌스 분야에서 다양한 직무를 경험한 그는 파리평화포럼 조직위원장을 맡은 라미를 따라 사무처에 합류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파리 시내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과 만난 그는 오는 11월 열리는 제2회 파리 평화포럼에서는 한국이 관여하는 다양한 토론 세션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축구를 통해 상호존중의 정신과 평화의 가치를 함양하는 프로젝트인 '국제평화축구 코리아', 한·일 양국 시민들이 한배를 타고 동북아 지역을 여행하면서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연례 프로그램 '피스&그린보트', 한국이 주도한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의 '기후 외교: 저개발국가의 기후변화 협상' 등이다.
환경재단과 국제평화축구 코리아 등 한국 참여 단체들은 11월 파리평화포럼에서 그동안 기획했던 프로젝트를 세계 각국에서 온 정부 관료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르베르댕 처장은 특히 최근의 한·일간 갈등 상황을 조심스럽게 언급하면서 양국 시민단체가 함께 기획한 '피스&그린보트' 프로그램의 경험을 전 세계에 공유하는 것이 뜻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평화포럼 측은 오는 11월 12∼13일 파리에서 열리는 제2회 포럼에 참석을 요청하는 초청장을 전 세계 국가 정상들에게 발송했다.
작년 11월에는 60여개 국 정상이 제1회 포럼에 참석했는데, 올해는 외연을 더 넓혀서 보다 많은 정상과 NGO(비정부기구), 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했는데 올해는 참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중·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다자 대화의 장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한국 같은 강소국들이 합리적인 국제질서를 세우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세계 평화를 더 잘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 르베르댕 처장의 생각이다.
그는 한국의 고위급 정관계 인사의 참여를 기대하면서 주프랑스한국대사관 등 한국 정부가 파리평화포럼의 기획 의도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프랑스 외무부의 유럽 문제와 글로벌 거버넌스 전문가인 그는 제주평화포럼 참석차 제주를 방문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번 포럼에서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관한 논의도 진행되느냐는 물음에는 "지역 이슈에 너무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 시리아, 북한 등에 따로 포커스를 맞추지는 않지만, 평화를 정착시키는 메커니즘과 그 과정에 대해 여러 자리에서 폭넓은 토론이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비핵화 프로세스 전반이나 인도적 지원, 한·일 양국의 갈등과 관련해 평화포럼 현장에서 이해 당사자들 간에 자연스럽게 대화의 장이 마련되면 포럼의 기획취지에도 더욱 부합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우리 포럼을 전적으로 밀고 있어요. 국제사회 전반의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장(場)으로서 우리는 스위스의 다보스포럼을 능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파리평화포럼은 이란 핵 문제와 기후변화 문제 등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빠진 공백을 채워가면서 서방 세계의 막후 중재자를 자임한 마크롱이 틈이 날 때마다 외국 정상들에게 홍보할 만큼 프랑스로서는 공을 들이는 이벤트다.
르베르댕 처장은 "한국 기업의 후원사 참여도 기대한다"면서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을 접촉 중인데 아직 논의에 큰 진전은 없다"며 웃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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