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전 "생물학적 사망" 템스강, 바다표범 새끼 노는 곳으로

입력 2019-09-03 16:33
60년전 "생물학적 사망" 템스강, 바다표범 새끼 노는 곳으로

최근 바다표범 새끼만 138마리 관측…"템스강 생태계 번성"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영국 런던 템스강은 60여년 전 "생물학적으로 죽었다"라는 선고를 받았으나 이제 강변에서 많은 바다표범 새끼가 발견되는 등 강의 생태계가 번성하고 있다.

국제 환경보존 단체인 런던동물학회(ZSL)의 과학자들은 최근 템스강의 모래톱과 지류 등에서 138마리의 바다표범 새끼들을 발견하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잔점박이 물범들(harbour seals)이 새끼를 낳는 시즌 동안, 경비행기를 이용해 다수의 사진 촬영을 통해 얻은 결과다.

이런 결과는 또한 런던 자연사박물관(NHM)이 1957년에 오염이 너무 심해 해양생물들을 위한 희망이 사라졌다며 템스강에 대해 "생물학적으로 죽었다"라고 선언한 것과는 격세지감이랄 수 있다.

당시 템스강은 산업 폐수와 인분이 떠다니며 썩은 계란 냄새 같은 악취를 풍겼다.

연구팀은 지난해 템스강의 생태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수백장의 사진 자료 등을 분석해 2일 이런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바다표범들이 연속적으로 이동하는 만큼 사진을 통해 개체 수를 확인하기가 더 쉽고 정확하다는 주장을 폈다.

생물학자인 시어 콕스는 텔레그래프에 "바다표범은 넉넉한 식량 공급원이 없었다면 이곳에서 새끼를 낳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템스강의 생태계가 번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런던동물학회는 2017년 템스강에는 잔점박이 물범 1천104 마리와 회색바다표범 2천406 마리가 사는 것으로 집계한 바 있다.

템스강은 다른 많은 동물의 서식지가 되면서 바다표범뿐만 아니라 다른 종 역시 번성하고 있다. 여기에는 상어 2종류와 해마, 심각한 멸종 위기 종인 유럽뱀장어(european eel)를 포함한 물고기 100종 이상이 포함돼 있다.

그렇다고 템스강의 환경이 안심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6마리의 회색바다표범이 플라스틱 쓰레기에 갇혀 긴급 구조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런던동물학회는 템스강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1회용 플라스틱 퇴출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런던 전역의 잘못 연결된 하수관으로부터 나오는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활동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인들도 오염을 확인하기 위해 강으로 이어지는 하수관 배출구를 조사, 관계 당국에 신고할 수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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