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표면에 없는 귀금속 내부 깊은 곳에 묶여있어
캐나다연구팀 달 화산암 귀금속 함량 낮은 이유 규명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달은 약 45억년 전 행성급 천체가 지구와 충돌하면서 떨어져 나간 물질로 형성돼 지구와 지질 성분이 비슷한 것으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지난 2006년 달의 화산암을 대상으로 측정한 귀금속 함유량은 지구와 비교해 이상하리만치 낮아 미스터리가 돼왔다. 이는 달 전체에 귀금속이 결여된 상황을 나타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달에 귀금속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내부 깊숙한 곳에 묶여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캐나다 댈하우지(Dalhousie)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환경과학과 제임스 브레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달 표면의 귀금속 결여 현상을 설명하는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달의 화산석에 포함된 황 성분이 달 내부 깊은 곳에 황화철이 존재한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했으며, 지구에서 황화철 주변에 플래티넘(백금·Pt)과 팔라듐(Pd) 등과 같은 귀금속 광맥이 있는 점을 토대로 달 내부에 귀금속이 있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달 내부의 극단적인 압력과 온도를 만들어 황화철이 얼마나 만들어지는지를 실험했다. 이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암석과 황화철 등을 측정한 결과, 귀금속이 황화철에 묶여 달 표면으로 흘러나온 마그마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달의 화산암에 들어있는 황은 암석으로 된 달의 내부에 황화철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문이며, 이곳에서 용암이 만들어질 때 귀금속이 이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달 표면의 화산암만으로 달 전체에 귀금속이 없는 것으로 여겨왔지만 달의 내부 깊은 곳에는 귀금속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확인하려면 용암이 만들어진 달의 깊은 곳에 있던 암석 샘플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구에서는 수백 킬로미터 깊이에 있던 암석 샘플을 확보해 연구를 해왔지만, 달에서는 아직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 용암이 표면으로 올라와 굳은 화산석 성분을 분석해 내부를 추정할 수밖에 없는데, 아폴로 탐사를 통해 지구로 가져온 월석은 총 400㎏에 불과하다.
위성을 이용한 원격 탐사 결과, 남극 에이트컨 분지 안의 슈뢰딩거 크레이터와 제만 크레이터 등지의 암석은 대형 운석 충돌로 달 내부 깊은 곳에 있다가 표면으로 노출된 것일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레넌 박사는 "(인류가) 다시 달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매우 흥미롭다"면서 "다시 달에 간다면 남극이 암석 샘플을 채취할 수 있는 적합한 장소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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