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시 도버항에 화물 48시간 발 묶일 수도"…英정부문서

입력 2019-09-02 16:42
"'노딜'시 도버항에 화물 48시간 발 묶일 수도"…英정부문서

물류업계 "영국 물류체계에 심각한 문제 닥칠 것…대비책 제시해야"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가 현실화할 경우 무역항 통관이 48시간이나 지연될 수 있다는 영국 정부의 예측 문서가 공개됐다.

2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영국 교통부(DfT)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유럽과 교역이 이뤄지는 도버 항에서 화물 차량 등의 통행이 최악의 경우 이틀간 지연될 수 있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을 작성했다.

공개된 문건을 보면 영국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 첫날 도버 항의 평균 통관 대기시간을 1.5일로 전망했다.

영국 물류업계는 정부가 노 딜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을 예측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비난하고 명확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로드 매켄지 영국 대형트럭수송협회(RHA) 정책본부장은 "업계가 노딜 브렉시트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당장 그리고 명확하게 알려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의 EU 탈퇴 시한인 10월 31일이 몇 주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새 검역·통관절차가 도입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매켄지 본부장은 "이런 상태로 10월 31일 노딜 브렉시트가 닥친다면 영국 물류 체계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케빈 그린 영국 화물수송협회(FTA)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본부장도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이 무역을 지속한다는 보장이 있으려면 아직도 확실히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인데, 물류업계는 영국이 EU를 떠난 뒤에도 상호연계된(interconnected) 물류 체계를 정부가 보장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문서 이외에도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국경 통관 지연에 따른 물류 정체와 연료, 신선식품, 의약품 수급 문제 등의 극심한 혼란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영국 정부 비밀문서가 유출된 바 있다.

당시 공개된 문서에는 영국 내 각 항구가 길게는 3개월까지 '심각한 혼란'을 겪고 물동량이 현재의 50∼70%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담겼다.

보리스 존슨 총리를 비롯한 영국 내 브렉시트 강경파는 브렉시트 합의안의 핵심쟁점인 '안전장치'(백스톱·backstop) 폐기와 브렉시트 합의문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EU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