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유탄 맞은 미국인들…올해 가구당 55만원 더 부담

입력 2019-09-02 16:22
'관세폭탄' 유탄 맞은 미국인들…올해 가구당 55만원 더 부담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산 수입품 가격 상승 전망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관세폭탄'을 주고받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미국인들이 올해 가구당 평균 460달러(약 55만원)의 부담을 추가로 지게 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자비에 자라벨 런던정경대(LSE) 교수와 키릴 보루지악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수는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부과가 물가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중국에 부과한 추가 관세가 상품 가격에 전가될 경우 미국 소비자들이 지게 되는 부담이 얼마나 될지 어림잡아 본 것이다.

연구진은 2015년 소비자 비용 자료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미국 소비자가 올해 가구당 평균 460달러를 추가로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소득수준별로는 연간 가계소득이 16만 달러(약 1억9천만원) 이상인 부유층의 추가 부담이 가구당 970달러(약 117만원)로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소득이 3만5천∼4만5천 달러(4천200만∼5천400만원)인 저소득층은 연간 340달러(약 41만원)를 더 지출하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관세로 인한 수입품 가격 상승은 승용차와 가전 등 내구재보다는 식품, 의류, 화장품 등 비내구재에서 보다 극명하게 나타나는 만큼 저소득층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다만, 가구당 부담이 연간 수십만원 수준에 그친다면 물건을 사는 소비자가 가격 상승을 인식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컬럼비아대 소속 경제 전문가 데이비드 와인스타인은 "월마트에서 파는 일부 장난감은 가격이 20달러에서 25달러가 될 것이다. 이러한 구매 한두 건으로 통장이 바닥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날부터 1천12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5%의 관세부과 조치에 돌입했다. 이미 예고한 3천억 달러어치 수입품 가운데 남은 1천880억 달러어치 제품에는 오는 12월 15일부터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 정부는 이와 별개로 이미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율도 내달부터 30%로 5%포인트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로써 올해 연말에는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5% 또는 30%의 관세장벽이 세워지게 된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