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부패 척결·범죄자 처벌, 정부의 최우선 순위"

입력 2019-09-02 07:34
멕시코 대통령 "부패 척결·범죄자 처벌, 정부의 최우선 순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취임 9개월 만에 첫 국정보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취임 9개월 만에 한 첫 국정보고에서 부패 척결과 범죄자 처벌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정보고 자리에서 "정부의 계획이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요약하라고 한다면 '부패와 불처벌을 끝내는 것'이라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러면서 취임 당시 약속했던 '변혁'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름 약자를 따서 AMLO(암로)로 불리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반(反)부패 기치를 내걸고 압승을 거두며 89년 만에 좌파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취임 직후 그는 자신의 급여를 대폭 삭감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무원 임금을 깎고 고위 공무원의 특권을 줄이는 등 긴축정책에 들어갔다. 그렇게 아낀 예산은 빈곤층을 위한 복지 등에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부패 관행 근절을 위한 강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빈곤과 부패, 폭력을 끝내기 위한 자신의 개혁 정책을 1810년 멕시코 독립운동 시작, 1857년 개혁 전쟁, 1910년 멕시코혁명에 이은 '4차 변혁'이라고 지칭했다.

취임 9개월이 지난 지금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여전히 65∼70%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상반기 멕시코 살인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경제는 간신히 침체를 면한 수준에 머무르는 등 임기 초기의 지표들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이날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경제 성장이 미미한 것은 분명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경제침체는 없다. 소득 분배에 있어서의 불평등은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정책의 핵심은 정직성과 긴축을 삶의 방식과 정부의 형태로 바꿔놓는 것"이라며 "그동안 멕시코에 가장 해를 끼친 것은 통치자의 부정직이었다. 이것이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의 원인이고, 치안 불안과 폭력의 이유"라고 강조했다.

치솟는 범죄율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치안 불안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면서도 이것이 이전 정부의 "잘못된 전략"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전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이 벌집을 건드린 것처럼 오히려 폭력을 키웠다며 단기적으로 마약 조직 소탕에 나서기보다 장기적인 해법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날 대통령은 범죄의 근원을 없애기 위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것이라며 "2021년까지 일을 하거나 공부하지 않는 청년은 한 명도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멕시코인 다수가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약속에 지지를 보내지만 반대파의 반감은 더욱 강해지며 지지도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멕시코시티 시내엔 2천500명의 시위대가 'AMLO 퇴진'을 요구하며 행진했다.

시위에 참가한 마리아 호세 탐(34)은 AFP통신에 "대통령은 그를 믿는 많은 이들을 속였다. 지지자들은 자신의 실수가 얼마나 엄청난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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