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482개 기업이 미국으로 유턴…한국은 10.4개사 뿐"

입력 2019-09-02 06:00
"해마다 482개 기업이 미국으로 유턴…한국은 10.4개사 뿐"

전경련 "일자리 창출효과도 커"…유턴법 개정안 조속 통과 촉구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지난 5년간 국내로 돌아온 '유턴기업'은 연평균 10.4개사로, 미국의 482개사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일 '미국 유턴기업 현황과 한국에의 시사점' 자료를 통해 2013년 12월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 시행 후 2014∼2018년에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52개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기업 유턴 촉진기관인 리쇼어링 이니셔티브(Reshoring Initiative)에 따르면 유턴 기업 수가 2010년 95개에서 2018년 886개로 증가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법인세 인하, 감세정책 등 기업 친화정책과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자국 기업 보호 등으로 크게 늘었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미국은 2013년 유턴 기업의 고용창출효과가 외국인직접투자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7년엔 미국 제조업 신규 고용(14만9천269명)의 55%를 유턴 기업이 차지했다.

한국은 2014년부터 2018년 11월까지 5년간 유턴기업의 신규 고용이 총 975명으로, 연평균 195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유턴 기업 당 일자리 창출 수는 한국은 19개, 미국은 109개로 6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는 미국에선 대기업들의 유턴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2010∼2018년 상반기까지 유턴 기업이 만든 신규 일자리는 애플 2만2천200여개, 제너럴모터스(GM) 1만3천여개, 보잉 7천700여개 등이다.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의 해리 모저 회장은 전경련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국내총생산(GDP) 규모 차이가 크고 수출입 비중 구조가 달라서 한미간 단순 비교는 어렵고, 수입이 많은 구조인 미국이 한국보다 해외진출 기업들이 돌아올 기회가 많긴 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선 중국 임금상승과 지적재산권 문제, 소비자들의 미국산 제품 선호 등이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법인세 감면이 주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들이 해외생산에서 유지비용, 운송비용 등 숨은 비용을 찾아내면서 결과적으로 해외생산이 비용절감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모저 회장은 한국에 유턴 실적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국내기업의 해외공장 문제점을 조사·기록하며, 숙련된 제조업 노동인력을 관리하라고 조언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지난해 정부가 '유턴기업종합지원대책'을 발표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유턴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된 상태"라며 "유턴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유턴기업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 실장은 "유턴기업 성과 저조, 해외투자금액 급증, 외국인직접투자 감소를 모두 관통하는 배경은 국내 기업 경영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노동시장 유연화와 규제 완화 등의 체질 변화를 이뤄야 유턴을 포함한 다양한 국내투자가 활발해진다"고 덧붙였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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