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美 F-35 대신 러 전투기도 가능" 재차 강조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미국의 F-35 전투기 대신 러시아의 수호이(SU)-35나 SU-57을 선택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3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수도 앙카라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F-35 문제에 대해 같은 태도로 일관하면 우리는 자구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SU-35가 될 수도 있고, SU-57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수호이사가 설계한 SU-35는 러시아 공군의 주력기인 SU-27을 바탕으로 레이더와 엔진 등을 업그레이드한 기종으로 2015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Su-57은 러시아가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2' 등 실전 배치된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대항마로 개발한 차세대 전투기로 지난달 양산에 들어갔다.
터키는 미국 주도로 개발한 F-35 전투기의 국제 개발 프로그램 참여국으로 애초 F-35 100대를 구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터키가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을 결정하자 미국 내에서 터키에 F-35를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가 F-35와 S-400을 동시에 운영할 경우 S-400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F-35의 기밀정보 등 NATO의 군사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은 지속해서 S-400 도입 철회를 요구했으나 터키가 이에 응하지 않자, 지난달 17일 백악관 성명을 통해 터키에 F-35를 판매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에 터키는 F-35의 부품 생산 설비를 갖추는 데 이미 14억 달러(약 1조7천억원) 이상을 지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를 방문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악의 경우 이 돈을 터키에 돌려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러나 우리는 그 단계에 이르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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