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시리아 정부군, 31일부터 반군과 휴전키로"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시리아 정부군이 31일(현지시간)부터 북서부 이들립 주(州) 일대에서 휴전에 들어가기로 했다.
30일 AFP·dpa 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 국방부는 "31일 오전 6시부터 시리아 정부군이 북서부 이들립 주(州) 일대에서 휴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휴전은 시리아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며 반군에 이에 따를 것을 요구했다.
이들립 일대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 봉기 이후 8년째 정부군과 대치 중인 반군의 마지막 저항 거점이다.
반군을 돕는 터키와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는 지난해 9월 이들립 일대에서 휴전에 합의했으나, 올해 들어 옛 알카에다 세력이 이들립 지역을 장악하자 정부군은 이를 명분으로 공격을 재개했다.
러시아군의 지원으로 제공권을 확보한 정부군은 지난 20일 이들립 남부의 요충지 칸셰이쿤에서 반군을 몰아내고 5년 만에 도시를 탈환했다.
이후 정부군은 공세를 이어가 이들립 남부의 상당 지역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의 휴전 발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만남 이후 나온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7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테러와의 전쟁을 핑계로 민간인 학살을 자행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정부군이 공격을 재개한 4월 말 이후 시리아 북서부에서 적어도 민간인 9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이들립 지역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할 방안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군이 정부군의 휴전 요구에 따를지는 미지수다.
정부군은 지난 1일에도 이들립 일대에서 조건부 휴전을 선언했으나, 반군은 정부군의 휴전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정부군은 지난해 러시아와 터키가 합의한 이들립 긴장완화지대의 경계선에서 반군이 안쪽으로 20㎞ 이상 후퇴하고 중화기를 철수하는 것을 휴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반군의 주축을 이루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절대 이곳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며 정부군의 휴전 제안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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