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체중은 국가에 부담"…이집트 방송인, 여론 뭇매

입력 2019-08-30 15:02
"과체중은 국가에 부담"…이집트 방송인, 여론 뭇매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이집트의 한 토크쇼 진행자가 과체중인 사람이 국가와 가족에 짐이 된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9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이집트 알 하야 TV의 프로그램 진행자인 레함 사이드는 최근 그가 진행하는 '사바야'란 이름의 토크쇼에서 "과체중인 사람은 가족과 국가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사이드는 많은 과체중 여성들이 "몸 안에 있는 독소 때문에" 여성성과 행복을 잃어버렸다면서 과체중 여성을 폄훼했다.

사이드는 남성들이 과체중 여성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남성이 아내를 떠나거나 약혼을 깨는 이유가 여성의 비만에 있다고 밝혀 공분을 샀다.

사이드의 발언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지난해 국민들에게 건강관리 차원에서 체중을 줄여야 한다고 촉구한 이후 나온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사이드의 발언이 전파를 탄 직후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집트의 준정부기관인 국가여성위원회(NCW)는 사이드가 이집트 여성들에게 모욕적인 단어와 문구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알 하야 TV도 그의 토크쇼 방송을 중단시켰다.

논란이 커지자 사이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는 일에 지쳤고, 아이들을 돌볼 때가 왔다"며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이드는 과체중인 사람들을 돕기 위해 12년간 노력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신을 향한 무차별적인 비판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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